널뛰는 국제유가, 하락세 정제마진…정유업계 1분기 실적 ‘안갯속’
국제유가·정제마진 변경 심해…정유사 실적 미지수
공개 2023-03-08 18:49:22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국제유가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지표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에 박스권에 갇혔다. 정제마진도 2월 하락세로 돌아서며 정유업계 1분기 실적도 안갯속이다. 정유업계는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면 저렴하게 원유를 사서 비싼 값에 팔 수 있어 이익이다. 업계는 올초부터 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이 심한 탓에 1분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전망한다. 
 
7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3.57% 하락한 배럴당 77.7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28일 배럴당 77.05달러에서 1주일 넘게 지속 상승해 지난 6일 80.46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고유가 되돌림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왔으나 하루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금리인상 발언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지표들은 예상보다 더 강해 최종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최종금리 인상이 4.5%에서 6%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국제유가 하락은 경기침체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글로벌 안전자산인 미국 금리가 오르면 전 세계 자금의 미국 쏠림현상이 발생한다. 그 외 국가들은 자본 유치가 힘들고 그만큼 생산과 소비가 줄어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와 밀접한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위축되면 원료가 되는 국제유가도 하락 압박을 받게 된다. 
 
앞서 6거래일간 국제유가 상승에는 중국 영향이 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중국의 원유 수요는 일평균 1580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소비 회복 기대감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지난달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가 지난해 보다 일일 230만 배럴 증가한 1억187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은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가 “중국 정부에 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지난 1~2월 중국의 원유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0.2% 줄어 유가 상승 압박은 다소 감소했다.
 
미중 상황에 당분간 국제유가는 널뛰기를 거듭할 예정이다. 정유업계에서는 70~80달러 밴드 내에서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평가한다. 미국의 금리인상 상황은 국제유가 하락을 부추기지만, 아직까지 중국의 리오프닝 수요가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지난해 대대적인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점도 국제유가 밴드 형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정유업계에서는 WTI가 배럴당 70달러선으로 내려오면 미국이 다시 재고를 쌓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에는 중국의 리오프닝이나 미국의 소비심리, 경기지수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도 “미국의 전략비축유 문제로 하방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업계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의 변동도 1분기 실적 셈법이 복잡해진 이유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월간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1월 배럴 당 10.1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6.7달러로 하락했다. 지난해 6월 배럴당 24.5달러까지 상승해 정유업계 실적 상승을 이끌었던 것과 온도차가 있다.   
 
사정이 이렇자 정유업계에서는 1분기 실적 추정에 난색을 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환경에 따라 실적 변화가 커) 1분기 실적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제마진에 따른 손익분기점도 각사가 달라 실적이 나와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