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메딕스, CB 소각 결정…오버행 우려 해소
180억원 규모 콜옵션 행사…"소각해 주주가치 제고"
공개 2023-03-07 17:34:18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휴메딕스(200670)가 전환사채(CB) 소각을 통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 해소에 나섰다. 전환가액이 낮은 CB를 소각함으로써 지분 희석효과를 줄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휴메딕스 제천 공장 전경. (사진=휴메딕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휴메딕스는 450억원 규모의 4회차 CB에 대한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했다. 콜옵션 규모는 180억원으로 전체 발행가액(450억원)의 40%에 달한다. 전환가액은 지난해 10월 조정된 최저한도인 2만1450원이다.
 
이번 콜옵션은 최대주주나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아닌 휴메딕스가 직접 행사해 주목된다. 통상 콜옵션은 최대주주가 취득해 지배력을 보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회사가 직접 콜옵션을 행사했다는 것은 콜옵션과 관련된 이익을 모두 회사로 귀속시킨다는 의미다.
 
회사가 콜옵션을 통해 CB를 취득하면 또 다른 채권자를 찾아 재매각하기도 한다. 이 경우 리픽싱으로 상환 우려가 높아진 CB를 다시 팔아치움으로써 유동성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만, 주주들 입장에선 오버행 이슈가 끝나지 않고 연장돼 주식 가치 희석 부담을 계속 져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휴메딕스는 콜옵션으로 취득한 CB를 재매각하지 않고 소각할 계획이다. 즉, 회삿돈을 들여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것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낸다. 4회차 CB를 소각하면 전환가능 주식수는 기존 209만7902주(20.7%) 중 125만8742주(11.1%)로 줄어든다.
 
휴메딕스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이미 회사는 올 초부터 주당배당금을 기존보다 최대 30% 상향하는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하는 등 주주환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이를 토대로 주주환원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휴메딕스는 지난해 에스테틱·CMO 사업 호조와 원가율 개선 등으로 별도 기준 1232억원의 매출액과 27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 70.9%씩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자회사 지분매각에 따른 평가 차익이 실적에 반영되며 전년 대비 134.3% 늘어난 23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휴메딕스 관계자는 "CB 콜옵션을 행사하고 이를 전량 소각하면서 잠재된 전환 물량을 줄여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며 "회사 가치 증대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전개해 그룹 신뢰도를 더욱 향상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