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전략-한글과컴퓨터)②다토즈 활용법
2020년 다토즈파트너스 설립…개인회사로 승계·투자까지
대만 SaaS 지분 투자…해외 거점 한컴얼라이언스 공동 설립
취임 이후 한컴MDS 매각 주도…사업 구조 재편 가속화
공개 2023-02-13 07:00:00

최근 산업계에서는 창업주의 자녀인 오너 2세가 경영 일선에 잇따라 등장하며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새로운 수장의 주도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 및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오너가 2세의 지분 매집 과정과 경영성과 및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오너가 2세인 김연수 한글과컴퓨터(030520)(한컴)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개인회사인 다토즈에 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다토즈는 다토즈파스너스-HCIH-한컴으로 이어지는 지분 관계 정점에 있는 회사다. 다토즈의 자회사 격인 HCIH(특수목적법인)가 한컴 지분 9.89%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토즈의 투자회사인 다토즈파트너스를 통해 해외 지주사인 한컴얼라이언스를 설립하는 등 국내외에서 한컴 내 지배력을 키워나가며 그룹 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한컴의 1대 주주는 한컴위드(054920)로 사실상 한컴위드의 최대주주인 김 회장의 영향력이 크지만, 김 대표 또한 다토즈를 활용해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컴MDS 매각 이후 한컴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재편되면서 김 대표는 한컴 지배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글과컴퓨터 사옥(사진=한글과컴퓨터)
 
개인회사 다토즈 설립…승계 활동 주축
 
김 대표 개인회사인 다토즈는 승계 작업부터 투자 활동까지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20년 5월 아이텍스트 그룹에서 COO를 역임한 최형우 파트너와 함께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다토즈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현재 지주회사인 다토즈는 다토즈파트너스를 지배하고 있으며 김 대표가 다토즈와 다토즈파트너스의 대표이사, 최형우 파트너가 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다토즈파트너스는 2021년부터 국내외 신사업에 지분 인수 등 활발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다토즈파트너스는 2021년 5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용하는 두나무에 약 720억원을 펀드 형태로 투자했다. 뒤이어 6월에는 대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인 KDAN Mobile(케이단 모바일)에 86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 중 다토즈파트너스가 지분 투자한 케이단 모바일의 역할이 눈에 띈다. 한컴은 다토즈파트너스가 투자한 케이단 모바일과 지난해 2월 한컴홀딩스(한컴얼라이언스의 이전 가칭) 설립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한컴은 약 300억원을 출자했고, 싱가포르에 해외 지주사인 한컴얼라이언스를 설립, SaaS 사업을 포괄하는 글로벌 거점을 마련했다.
 
이전에도 다토즈는 김 대표의 승계 과정에도 도움을 줬다. 다토즈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HCIH는 2월 현재 한컴 2대 주주로 지분 9.89%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김연수 대표는 SPC(특수목적회사)인 HCIH를 설립했고, 500억원 규모의 PEF를 조성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300억원을 지원했고, HCIH는 이 자금을 통해 김상철 회장 부부와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던 한컴 주식 9.4%를 취득했다. 김 대표는 다토즈파트너스를 통해 한컴에서 2대 주주 위치를 점하고 있고, 해외 지주사에도 우회 투자를 통해 지배력을 확보한 셈이다.
 
 
한컴MDS 매각 주도…한컴 중심 지배구조 재편
 
김 대표가 한컴위드가 아닌 한컴 지배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최근 한컴MDS 매각과 관련된다. 김 대표는 취임한 뒤 알짜 계열사였던 한컴MDS, 여타 계열사 매각을 주도했다. 이에 한컴은 지난해 한컴MDS와 11개 계열사(한컴모빌리티, 한컴텔라딘, 한컴로보틱스 등)의 주식 및 경영권을 플레이그램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컴MDS가 매각된 이후 한컴의 역할은 더 확대됐다. 그간 한컴MDS는 한컴인텔리전스와 함께 계열사 인수 작업을 벌이며 일종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한컴MDS 매각 이후 한컴이 한컴메디컬솔루션, 한컴프론티스, 한컴라이프케어 등의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게 되면서 한컴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이 이뤄졌다.
 
이 외에도 김연수 대표는 지난해 6~9월 한컴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는 등 한컴 내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김 대표가 완전히 승계를 마무리 짓기 위해선 한컴위드의 지분 취득,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HCIH 지분 60%를 되찾아 오는 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김 대표가 보유한 한컴위드의 지분은 2월 현재 9.07%에 불과해 아버지인 김상철 회장(15.77%)과 부인인 김정실 이사(3.84%)에 비해 지배력이 낮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한컴얼라이언스는 지난해 9월 싱가포르 현지에 법인 설립을 마쳤고, 현재 통장개설 등 법인 활동을 위한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한컴얼라이언스는 해외 사업 거점으로 마련됐으며, 향후 케이단 모바일을 포함해 해외사업 및 투자 활동을 위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토즈파트너스 PEF라 라이센스 유지를 위해서는 어느정도 투자업 외에는 제약이 있어 별도의 지주회사를 세운 것”이라며 “투자 이외의 업무를 하기 위해 지주형태로 분리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