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제약' 키우는 바이오스마트…IPO 시동거나
오스틴제약 유증 참여 100억 투자…채무상환 목적
유증 이후 오스틴제약 자기자본 85억원…자본잠식 탈출
오스틴제약, 5년 새 매출 8배 증가…영업이익도 흑자 전환
공개 2023-01-20 06:00:00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바이오스마트(038460)가 자회사 오스틴제약의 외형을 대폭 성장시킨 데 이어 재무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스틴제약의 경영권을 인수한 지 5년 만에 매출을 8배 가까이 성장시켰고, 최근에는 채무상환을 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재무안정성 관리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스마트가 본격적인 오스틴제약 기업공개(IPO)에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스틴제약 안산공장. (사진=네이버 지도)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스마트는 최근 오스틴제약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237만2368주를 취득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4985원으로 총투자금액은 100억원이다. 이는 바이오스마트의 자기자본(916억원) 대비 10.87%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마치며 바이오스마트의 오스틴제약 지분율은 기존 65.22%에서 73.24%로 8.02%포인트 확대됐다.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이 ‘채무상환’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최대주주인 바이오스마트가 자회사 오스틴제약에 대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배력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빚까지 갚아준다는 의미다. 바이오스마트가 본격적인 오스틴제약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스마트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유상증자 참여, 전환우선주 투자 방식으로 오스틴제약에 120억원을 지원하고 95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직접적으로 채무상환자금을 대준 적은 없었다. 아울러 오스틴제약의 지분을 처음 취득했던 2016년을 제외하면 100억원씩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채무 상환 뿐 아니라 오스틴제약은 이번 유상증자로 재무안정성 제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오스틴제약은 자기자본이 –15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부채총계는 401억원으로 자산총계(386억원)를 넘어섰다. 이 상황에서 유상증자에 따라 확보한 금액을 단순 계산하면 자기자본은 85억원으로 증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실제로 오스틴제약은 바이오스마트에 매각되기 전까지 존속 위기에 놓여있었다. 2013년 의약품 유통기한 조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덜미가 잡히면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때 연간 400억원대에 달했던 매출은 전 제품 판매중지·회수 조치로 인해 100억원 아래로 추락했다. 당시 폐기된 품목만 280여개로 303억원 규모다. 이 사건으로 오스틴제약은 제약협회의 제명 처분을 받는 등 사실상 업계 퇴출 수순을 밟고 있었다.
 
오스틴제약은 사업이 악화되자 2015년부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다. 처음 인수 후보로 나왔던 SM(삼라마이더스그룹)은 채권단 반대로 무산됐고, 결국 2016년 6월 바이오스마트를 새 주인으로 받아들였다. 당시 바이오스마트는 오스틴제약의 주식 2000만주를 100억원에 취득해 62.88%의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오스틴제약이 바이오스마트에 매각된 이후 경영정상화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매출액은 2016년 80억원에서 2017년 134억원, 2018년 280억원, 2020년 595억원, 2021년 637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누적 4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5년 만에 8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2021년 16억원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흑자경영에 돌입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4억원이다.
 
이 같은 실적 성장은 전문의약품(ETC) 부문 강화에서 비롯된다. 오스틴제약의 전체 처방액은 2016년 73억원에서 2021년 483억원으로 561.6%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스마트가 오스틴제약의 외형을 키우고 재무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붙이면서 조만간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저조한 영업실적, 불안정한 재무구조 탓에 상장 시도를 하지 않았지만, 바이오스마트의 지원으로 어느 정도 구색이 갖춰지면서 IPO에 도전할 개연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오스틴제약이 IPO까지 골인하면 바이오스마트로선 비상장기업 인수에서 IPO를 통한 자금확보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현실화하는 셈이다. 이미 바이오스마트가 보유 중인 오스틴제약의 주식가치는 2016년 111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71억원으로 54.1% 증가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오스틴제약은 향후 IPO를 추진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오스틴제약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훨씬 늘긴 했어도 흑자전환한 지 오래되지 않아 당장 IPO에 나서기엔 다소 부족한 상태라고 생각한다”라며 “한 2~3년 정도는 기다려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