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없다" 시장 퇴출 수순 밟는 뇌기능 개선제
식약처, 옥시라세탐 제제 처방·조제 중지 권고
고려제약·광동제약·삼진제약·환인제약 제품 '조치'
공개 2023-01-16 17:29:46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뇌기능 개선제가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간 치매 환자들에게 처방됐던 뇌기능개선제들이 유효성 입증에 연이어 실패하고 있는 탓이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뇌기능 개선제 ‘옥시라세탐’ 제제에 대한 처방·조제를 중지하고 대체의약품을 사용하도록 병원과 제약사 등에 권고했다.
 
이는 옥시라세탐 제제가 임상재평가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한 탓이다. 식약처는 앞서 해당 제제의 적응증인 ‘혈관성 인지 장애 증상 개선’에 대해 효과성을 재평가하도록 제약사에 명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려제약(014570)광동제약(009290), 삼진제약(005500), 환인제약(016580) 등 4개사는 옥시라세탐 제품의 임상을 진행해 결과를 제출했으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효과성을 입증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해당 제제를 공급하는 제약사들에 이의신청 기간 10일을 부여하고 해당 효능·효과 삭제 등의 후속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식약처의 이번 조치에 따라 제제를 받는 품목은 △고려제약(014570) ‘뉴로메드정’, ‘뉴로메드시럽’, ‘뉴로메드정400mg’ △광동제약(009290) ‘뉴로피아정’ △삼진제약(005500) ‘뉴라세탐정’ △환인제약(016580) ‘뉴옥시탐정 등 4개 기업 6개 품목이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옥시라세탐 제제마저 임상재평가에서 고배를 마시며 뇌기능 개선제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임상재평가에서 유효성을 입증 못한 다른 뇌기능개선제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수순을 밟았다.
 
또한 중추신경계 약물인 도네페질 제제도 혈관성 치매에 대한 임상재평가에서 효과 입증을 못 해 적응증이 삭제됐다.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경우 급여 재평가 관련 제약사들과 정부 간 소송이 진행 중인만큼, 기대감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옥시라세탐 제제까지 철퇴를 맞으면 남아있는 치료제가 없어서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은 사실상 끝났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라며 “집행 정지 등으로 당장 시장에서 모두 떠나진 않겠지만, 대체제가 가까운 시일 내에 나오지 않는 이상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