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첫 배터리 동맹…LG엔솔-혼다, 미국에 합작공장 짓는다
IRA 대응, 40GWh 규모 공장 건설
고성능 전기차 연간 50만대 생산 가능
공개 2023-01-13 19:29:39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LG엔솔)과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손을 잡았다.
 
13일 LG엔솔은 혼다와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 ‘L-H 배터리 컴퍼니(L-H Battery Company, Inc 가칭)’를 공식 설립했다고 당일 발표했다. 양사는 한국 배터리사와 일본 완성차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에 의의가 있다고 봤다. 
 
2022년 8월 LG에너지솔루션-혼다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에서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왼쪽)과 혼다 미베 토시히로 CE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양사는 IRA에 긴밀히 협조해 대응하기로 했다. 미국은 아직 전기차 침투율이 한자릿수로 연평균 성장률만 63%에 달해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LG엔솔과 혼다는 지난해 10월 공장부지 최종 발표하고, 다음 달 기업결합 신고를 하고, 이번 달 법인 설립을 마쳤다. 법인 설립은 늦은 감이 있지만 공장 착공은 다음 달로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L-H 배터리 컴퍼니는 2024년 말 완공, 2025년 말 양산을 목표로 한다.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생산된 배터리는 북미 혼다 공장에 독점적 공급된다. 신규 공장 부지는 미국 오하이오 주 제퍼슨빌 인근으로 예정됐다. 양사는 합작법인 신규 공장에 총 44억 달러(5조4494억원)를 투자해 4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양사는 L-H 배터리 컴퍼니 신규 생산공장 설립으로 약 22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합작법인의 지분은 LG엔솔이 51%, 혼다가 49%를 보유한다. 초대 CEO(최고경영자)는 LG엔솔 북미지역총괄 이혁재 부사장이 겸임한다. COO(최고운영책임자)는 혼다 오하이오 안나 엔진 공장 리더 출신인 릭 리글이 선임됐다.
 
이혁재 부사장은 “LG엔솔은 차별화된 투자 능력과 함께 검증된 글로벌 양산 및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라며 “향후 북미에서 혼다 EV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오하이오 주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최고 품질의 배터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릭 리글 COO도 “이번 LG엔솔과 혼다의 합작공장 공식 설립은 전기차 미래를 향해 가는 중요한 단계”라며 “LG엔솔이라는 강력한 파트너와 함께 나아갈 수 있어 기쁘며, 앞으로 지역 사회와도 끈끈한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LG엔솔은 IRA에 대응해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할 기업으로 손꼽혀 여러 완성차 회사에 협업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옛 터키)에서 SK온 대신 포드와 조인트벤처(JV)를 세우는 것이 유력하며 도요타와의 JV도 수면 위로 올라올 일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엔솔은 4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액 8조5000억원, 영업이익 2374억원을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성과급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등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전분기(5219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예상치를 상회했는데, 예상대비 낮아진 환율에도 불구하고 제너럴모터스(GM) 신규 공장 및 유럽·테슬라향 출하량은 견조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