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 100년 기업 도전…온오프 동일가격 시대 개막
고객 욕구 온라인 구매로 변해…딜러사와 협의해 직판 변경
딜러, 차량 소개 큐레이터 될 것…고객 불필요한 수고 덜어
공개 2023-01-11 20:51:51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혼다코리아가 올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격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시스템 도입을 선언했다. 고객의 온라인 구매 욕구가 확장되는 데 따라 진행된 이번 도입은 혼다 호주 법인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 시도다. 
 
지난 11일 혼다코리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지홍 대표가 향후 사업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혼다코리아)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온오프라인 원프라이스(one price, 동일 가격) 비즈니스 플랫폼을 자동차 쪽에서 도입할 예정”이라며 “(고객은) 어느 매장을 가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365일 24시간 동일한 가격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고객의 욕구가 변한 데 대해 어떤 답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딜러사와 함께 논의해 자동차 비즈니스를 향후 100년 이내에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라고 덧붙였다.
 
아이디어는 혼다코리아에서 나왔지만 온라인 플랫폼 개발이 늦어지는 바람에 실제 적용은 1년 전 호주법인이 스타트를 끊었다.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호주 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원프라이스 정책은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회사는 투명한 운영으로 그간 자동차 고객들 사이에서 불거지던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목표다. 그간 고객들은 영업사원별로 가격이 달라 수차례 다른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나, 평균 가격보다 비싸게 산 경우 불만을 제기해왔다.
 
혼다코리아의 설명에도 원프라이스 정책의 정착이 우려되는 이유는 자동차 딜러의 직업적 특수성에 있다. 통상 국내 자동차 딜러는 기본급(150만~200만원)과 차량 한대를 팔 때마다 공급가액에서 2~8% 정도의 차량판매 수수료를 받는다. 대리점 소속 딜러의 경우 기본급이 없는 경우도 많아 성과급 개념인 판매 수수료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딜러는 자신의 수수료를 낮춰 고객에 차량 등록비나 블랙박스, 선팅 비용 등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영업하는 경우가 많다. 원프라이스 제도가 정착되면 딜러들의 현재 영업 방법이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실제 기자간담회에서는 딜러나 대리점 수익 배분 문제 등의 해법 마련과 관련해 의문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2년 동안 준비하는 과정에서 딜러사와의 협의가 1년 반 정도를 차지했다”라며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논의했고 혼다코리아에서 (차량이) 고객에게 직접 가는 직판 체제로 바꾸는 계약서를 지난해 가을 전 딜러사와 계약했다. 딜러사가 한 곳도 이탈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에 동의한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원프라이스 제도가 시행되면 고객들은 온라인 플랫폼으로만 차량 구매가 가능하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딜러들은 차량별 특성을 소개하는 상품 소개와 고객 성향에 적합한 모델 추천 등 상품 큐레이터로서의 역할을 맡게 된다. 혼다코리아는 고객에게 시승을 통해 깊이 있는 상품 내용 전달까지 시도하겠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글로벌 혼다에서 진행하는 항공기, 우주 개발, 로보틱스, 전기차 개발과 관련한 설명도 나왔다. 이 대표는 <IB토마토>에 “혼다는 본사에서 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 법인) 스스로 사업을 선택하는 구조다. 혼다코리아에서 원한다면 항공기나 로보틱스 사업 등 모두 가능하다”며 “전기차는 혼다 단독 모델은 2024년에 공개될 예정이며 국내 출시는 한국 시장 특수성을 고려해 2026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