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이동통신사 전략)①KT, 안정 속 디지코 전환 꾀한다
ABC 주축 디지코 본격화…구현모 연임 여부 촉각
모빌리티·유통 등 협업 확대…지주형 회사 전환 등 과제
공개 2023-01-16 07:00:00
지난해 역대 최대급 실적이 전망되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올해에도 안정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들은 각각 AI(인공지능), 플랫폼, 콘텐츠가 주축이 되는 디지털 신사업을 확산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IB토마토>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미래 성장 동력과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알아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디지코) 전환을 추진 중인 KT(030200)가 신년에도 신사업 전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KT는 디지코를 중심으로 다른 산업과의 연계와 글로벌 진출을 확장해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목표다. 다만 신사업 주축인 구현모 대표의 연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가 지주형 회사 전환, 자회사 IPO(기업공개)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의 디지코(B2C·B2B)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24.59%(3조3730억원)다. 해당 사업의 매출 비중은 2019년 20.85%(3조7960억원)에서 2020년 22.46%(4조150억원), 2021년 22.75%(4조1840억원)로 점차 상승했다.
 
KT는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이후 통신서비스와 유관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KT는 2021년 유·무선통신, B2B·기타로 나뉘어 있던 사업 부문을 통신(Telco)과 디지코(비통신)로 구분했다. 이 중 디지코 전략의 핵심인 ABC는 AI, 빅데이터(Bigdata), 클라우드(Cloud)로 나뉜다. 특히 클라우드·IDC,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업 ICT 솔루션 사업 등의 5G 통신망을 활용한 디지코 B2B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KT는 이종 사업 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는 금융(신한금융그룹), 콘텐츠(CJ ENM(035760)), 모빌리티(현대자동차그룹), 클라우드(메가존), 유통(신세계(004170))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 개발 및 멤버십 연계 등의 사업 연계를 추진 중이다. 이후 KT는 메가존 클라우드에 경영 참여 목적으로 1300억원을 투자하고, 메가존이 KT클라우드에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투자하는 등의 상호 투자까지 이어지고 있다.
 
KT는 이번 신년회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밝혔다. 구현모 대표는 2023 신년회에서 “지난 3년간 KT의 성장을 이끌어온 DIGICO 전략을 보다 확장해 다른 산업과의 연계와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겠다”라며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역량에 도전하고, ‘이익을 보장하는 성장’, ‘미래에 인정받는 성장’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지난 3년간 디지코 전략을 가속화했고, 지난해부터는 매출에도 반영되고 있다. KT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9조670.5억원, 영업이익 1조5387억원을 냈다. 매출은 4.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14%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별도기준으로는 매출이 0.01%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8.26% 증가했다. 4분기에는 인건비 등 일회성 영향이 반영됐지만, 업계는 실적 타격이 저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 광화문 사옥(사진=KT)
 
다만 신사업을 이끄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3월 주주총회 이후에나 신사업 전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숙원 사업인 지주형 회사 전환, 자회사 IPO 등 과제도 남아 있다. KT는 지난 2021년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면서 콘텐츠 사업 역량을 결집하고, 금융은 BC카드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정비했다. 하지만 아직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인 단계고, 이후 밀리의서재, 케이뱅크 등 손자회사 IPO에 제동이 걸려 외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경영 전략 재수립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KT는 ‘디지코 전환’ 공표 이후 최근 3년간 뚜렷한 성과를 냈고, 올해에도 본질적인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디지코 부문의 DX·플랫폼 확장 전략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고, IDC·클라우드 부문 역시 안정적인 사업 확장 추세에 접어들었고, 미디어·컨텐츠 사업은 IPTV 경쟁력 강화 등의 긍정적인 시너지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IB토마토>에 “KT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서비스(텔레코·디지코 포함)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 성장했고, 디지코 B2B가 21.9%, 디지코 B2C가 20.1% 증가하며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라며 “향후 디지코 사업을 타 산업계과 글로벌로 확장해 이어나갈 것이며 조직개편 이후 구체적인 경영 전략을 설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