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전고체 아닌 LFP가 '게임체인저' 전망
기술 아닌 시장지배력 중요…자원 부존량과 가격이 핵심
박철완 교수 “국내 배터리 3사 긴 겨울 시작될 것”
공개 2023-01-05 18:03:07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점유율 하락으로 실망을 안긴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가 아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자원부존량과 가격을 따지면 LFP 배터리가 대중화에 적합해서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발생시키는 리튬이온 교환물질인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꿔 안전성을 높인 배터리다. 안전성이 높아 배터리업계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나 현재 상용화 모델이 없다. LF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중점적으로 개발하는 삼원계(NCM,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가격이 30% 정도 저렴한 모델로 중국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됐다.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사진=SNE리서치 제공)
 
5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총 사용량은 446.0GWh로 전년 동기 대비 74.7% 증가했다. 중국계 CATL과 BYD는 세 자릿수 고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온, 삼성SDI(006400))의 시장점유율은 7.4%포인트 감소한 23.1%로 조사됐다.
 
가장 큰 충격은 국내 배터리사 맏형 LG엔솔의 3위 추락이다. SNE리서치는 LG엔솔의 글로벌 순위변동에 완성차업계 판도 변화를 가장 큰 이유로 분석했다. 유럽은 LG엔솔의 주력 시장이나 폭스바겐, 볼보의 일부 모델들에 배터리 탑재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향 테슬라 모델에 LG엔솔의 배터리 탑재 비중이 감소한 부분 역시 점유율 감소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배터리업계 일각에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아닌 LFP 배터리가 게임체인저라는 말도 나온다. 대중화 단계에 진입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닌 시장지배력이라는 논리다. 자원부존량, 가격 측면에서 LFP 배터리가 NCM 배터리 시장지배력에서 우위 있다는 평가다.   
 
자원 수급 문제가 가장 크다. LFP 배터리 소재인 리튬·인산·철은 자원부존량이 풍부한 데 비해 NCM 배터리에 포함되는 니켈·코발트·망간은 자원부존량이 적어 대중화에 적합지 않다고 평가된다. 실제 NCM 배터리 주요 소재인 니켈의 경우 적은 물량으로 지난해부터 이상 급등 현상이 감지됐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금속거래 중 투기수요가 몰려 거래 중단 사태가 왕왕 발생할 정도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NCM 배터리 가격이 동반 상승한 것이 LFP 배터리로 전환을 가속화 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완성차업계가 생각하는 보급형 전기차 가격은 3000만원대로 현재 전기차 가격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더 낮아져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평가다. 이제라도 국내 배터리 3사가 LFP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G엔솔이 BYD에 점유율을 역전당할 것이라는 말은 이전부터 많이 해왔다”며 “자원부존량과 가격 문제로 LFP 배터리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 국내 배터리 3사에 긴 겨울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