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 자체사업 부메랑 맞았다…재무건전성도 '시름'
자체사업 비중 20% 수준…시공평가 기준 경쟁사 대비 높아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등 미분양…분양 예정지도 흥행 미지수
공개 2023-01-06 07: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한신공영(004960)이 부동산 시장 하락세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자체사업은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으로 부동산 시장 호황 여부에 따라 효자 사업이 될 수도 있고, 대형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한신공영의 자체사업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모습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신공영의 전체 매출 중 자체사업 비중은 22.9%를 차지했다. 자체사업 매출 비중은 매년 꾸준히 20%를 웃돌면서 한신공영의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시공능력평가 기준 규모가 비슷한 경쟁사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HL D&I(014790)(HL디앤아이한라)는 자체사업 비중이 9.5% 수준이며, 동부건설(005960)도 약 5%를 기록하고 있다.
 
자체사업은 용지매입부터 분양, 시공 등을 모두 맡아 진행하는 만큼, 분양성과가 좋으면 막대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사업구조다. 그러나 용지 취득을 위해 투입되는 자금 규모가 큰 데 비해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분양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실적 및 재무구조에 미치는 악영향이 도급사업보다 크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자체사업은 쉽게 말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사업"이라며 "분양성과에 따라 수익성이 극명하게 갈리며, 특히 지금처럼 분양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에 자체사업을 추진한다면 그만큼 리스크는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금력이 좋은 회사인 경우 용지매입에 무리가 없겠지만, 대부분 차입을 통해 용지대금을 조달하는 것도 자체사업의 리스크가 큰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실제 한신공영은 최근 자체사업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세대수가 2192세대에 달해 한신공영의 진행 및 예정 자체사업장 중 가장 규모가 큰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의 경우 지난 2021년 말 분양을 시작했지만 초기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분양제고 마케팅 등에 힘입어 지난해 9월 말 기준 분양률이 77.1%까지 개선됐지만, 지난해 11월 말 기준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8월 분양한 또 다른 자체사업장인 '아산 한신더휴'도 574세대 모집에 442명만 접수하는 데 그치면서 부진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한신공영 실적 및 재무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한신공영은 지난해 3분기 매출 2502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1%, 95.3% 감소한 수치다. 부채비율도 2020년 말 179.4%에서 지난해 9월 말 228.5%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1651억원에서 6434억원으로 확대됐다. 총차입금 1조308억원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의 비중도 47.6%에 달한다.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규모는 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3894억원에서 22.9% 줄었다.
 
이 같은 실적 감소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환경 변화와 함께 자체사업장의 분양성과가 미미한 수준에 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는 와중에 지방에서 대규모 사업을 진행한 탓이다. 여기에 한신공영은 자체사업을 위한 용지대금 비용까지 발생해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용지매입을 위해 이미 지난해 9월까지 990억원을 지출했고, 올해 2000억원을 추가로 집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예정된 자체사업장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신공영은 향후 인천 영종(440세대), 경기 파주 운정3지구(520세대), 평택 브레인시티(1004세대), 수원 당수(1149세대), 대구 노곡동(944세대), 충북 서천(575세대) 등 6곳의 자체사업 현장에서 총 4632세대 물량의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대구 노곡동의 경우 '미분양 리스크'가 크다.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보면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미분양 주택 수가 많은 지역으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 1만1700호의 미분양 주택이 있다. 이러한 지역에 1000세대가량의 대규모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미분양 물량이 발생할 확률이 상당히 높고, 이에 예상보다 사업이 상당히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들은 이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 한신공영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변경했으며, 한국신용평가 또한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김상수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한신공영의 향후 주요 자체사업장의 분양 및 입주실적, 선투입 자금 회수를 통한 현금흐름 개선 여부, 신규 개발사업의 추진과정 및 재무부담 확대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며 "또한 금융시장 경색으로 차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보유 현금 및 대체자금조달 등을 통한 차입금 만기도래 대응 방안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한신공영에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