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손잡은 현대카드, 기대감 높지만 수익성은 '물음표'
애플 수수료 요구에 저수익 전망…제휴 기간 이후도 안갯속
공개 2023-01-06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현대카드가 애플과 독점 계약을 맺고 애플페이를 본격 제공할 예정이지만 수수료 부담 탓에 수익성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와 달리 카드사에 각종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애플페이에서 활용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이 현재 미흡하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진출 초기에 손을 잡아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하는 만큼 수익 측면에서 성과를 얻기는 쉽지 않은 뿐더러 1년 정도로 추정되는 독점제휴기간 이후에는 다른 카드사와의 경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운영하는 애플사(Apple Inc.)는 애플페이 결제 수수료와 EMV 인증 수수료를 제휴 카드사에 요구한다. EMV는 NFC 결제 규격의 국제 표준으로 유로페이와 마스터카드, 비자카드가 함께 만들었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005930)가 자사 휴대폰 판매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인만큼 다양한 카드사가 등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특정한 수수료를 부과하지도 않는다. 반면 애플은 보안을 이유로 NFC 접근을 애플페이 한 곳에만 한정하고 있으며 이례적으로 수수료도 요구한다.
 
 
 
 
애플페이가 해외 카드사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수료는 신용카드가 결제금액의 0.15%, 직불카드가 건당 0.5센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EMV 비접촉결제 기술을 사용하려면 약 1%의 수수료를 추가적으로 내야 한다.
 
여신금융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현대카드에 적용되는 수수료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이것(0.15%)보다는 낮지 않을까 싶다”라며 “중국에서는 0.03%, 이스라엘은 0.05% 등으로 알려졌는데 각국의 규제나 시장 환경, 협상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수수료 문제는 그간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와 제휴를 꺼렸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애플은 카드사로부터 경쟁 시장 수준을 초과하는 수수료를 부과하는데, 온라인 결제서도 오프라인과 같은 옵션을 제공하도록 하면서 동일한 수준의 수수료 부담을 요구한다.
 
애플페이가 사용하는 NFC 단말기 보급 여건이 미흡하다는 점도 주요하게 언급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마그네틱 결제 단말기를 활용하는 MST 기반의 모바일 오프라인 간편결제 방식을 도입해 빠르게 영역을 넓혀 나갔다. 반면 애플페이는 NFC 단말기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범용성이 낮은 상태다. 국내 가맹점 290만개 가운데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한 NFC 단말기 설치 가맹점은 10% 내외로 전해졌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단말기를 새로 설치해야 하는 상황인데 해당 비용으로는 15만~20만원이 소요된다. 현대카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단말기 비용 부담이 금지된다. 여력이 있는 대형 가맹점은 단말기 설치가 가능하지만 수요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자발적 설치 유인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NFC단말기 보급은 비용 부담에 대한 문제로 단기간에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페이와 달리 카드사에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애플페이와 제휴하는 카드사는 수익성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와 맺은 제휴 시점이 진출 초기인 만큼 이익창출보다는 인프라 구축에 더 힘써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제휴 기간이 문제로 작용하는데 현대카드가 맺은 독점 제휴는 업계서 1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는 다른 카드사들로 애플페이 제휴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카드는 보안상 “애플페이에 대한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금융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초기 현대카드의 제휴 예상 기간인 1년 이후로 전망된다”라면서 “현대카드 성과에 따라 제휴속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카드사를 둘러싼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제휴마케팅에 대한 여력이 있는 상위권 업체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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