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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와 회계 관련 희망 사항
공개 2023-01-06 06:00:00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2023년 ‘검은 토끼의 해’인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항상 희망을 품고 시작하는데,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으리라는 꿈은 결코 버릴 수 없다. 올 한 해는 모든 분의 꿈이 이루어지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가 되면 기업의 회계담당자와 공인회계사는 바쁘다. 2021년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부감사 대상기업의 약 96.4%가 12월 말 법인이므로 연초에 기업은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공인회계사는 회계감사를 하고, 3월 중 정기주주총회를 하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회계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더 바쁘기 시작한 새해를 맞이하여 회계와 관련된 몇 가지 희망 사항을 생각해 본다.
 
첫째, 임직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회계감사를 하는 공인회계사는 연초에 감사대상기업을 방문하여 재고실사(재고자산과 현금, 유가증권 등의 자산에 대한 실사)를 한다. 엄격히 말하면 재무상태표는 회계연도 말 현재의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재무제표이므로 공인회계사는 보신각종을 치기 시작하는 12월 31일 24시에 감사대상기업을 방문하여 재고실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연말 또는 연초에 재고실사를 하게 된다. 재고실사 시 재고자산이나 유가증권, 현금 등이 실제로 있는지를 공인회계사는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2022년에 많이 발생한 임직원의 횡령 사고는 내부통제제도의 미흡과 현금및현금성자산 등에 대한 부실감사가 하나의 원인이었다. 따라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2년 6월 ‘2023년도 재무제표 중점심사 회계이슈’의 하나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의 실재성과 현금흐름표 표시’를 예고하였다. 임직원의 횡령 사고는 주주와 채권자, 소비자 등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안겨준다. 2023년은 더 이상 횡령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둘째, 주기적 지정제가 잘 정착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2023년은 첫 번째 주기적 지정제 기업이 외부감사인을 자유선임하는 첫해다. 지난 2020년에 첫 번째로 220개 기업에 대해 3년간 주기적 지정을 했으므로 해당 기업은 2023년 외부감사인을 자유선임해야 한다. 감사위원회 의무설치 회사(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상장회사)는 이미 2022년 12월 말까지 외부감사인을 선임했고, 처음으로 외부감사를 받는 회사는 2023년 4월 말까지 선임해야 하고, 나머지 기업은 2023년 2월 14일까지 선임해야 한다. 
 
자유선임 시 외부감사인으로 선임되기 위해 지난 연말부터 회계법인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소식이 들린다. 감사품질을 우선하는 외부감사인 선임이 아니라 과거와 같은 저가수임 경쟁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는 하지만 기우이기를 바란다. 주기적 지정제로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되, 당분간 주기적 지정제가 잘 정착되어 제도 도입의 취지가 달성되었으면 한다. 
 
셋째, 공익법인과 학교법인, 노조 등의 회계투명성이 향상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회계투명성 제고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공익법인과 학교법인, 노조 등이 본래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들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돕기 위한 방안으로 회계투명성 제고가 필수임을 인식하고, 관련 당사자들이 힘을 모았으면 한다.
 
넷째, 제자들의 희망이 유지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신외부감사법의 시행으로 발생한 여러 변화 중의 하나로 회계업계가 과거보다 좋아지게 되어 대학생들이 공인회계사 시험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 대학에 입학해서 열심히 노력하여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면 본인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는 인식이 퍼져서 제자들이 희망을 품고 공인회계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과거에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제자들이 회계법인에 취업하지 못하거나 본인이 꿈꾸었던 길을 가지 못해서 힘들어하던 모습을 많이 보았으나, 이제는 희망을 품고 공인회계사 시험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본다. 공인회계사 시험이 대학생들에게 희망이 된 지금, 이 희망이 계속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2023년은 회계와 관련된 모든 희망 사항이 실현되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