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빛 잃은 집객력…수익 돌파구 마련 절실
영업적자 72억원·대규모 순손실 3428억원
차입부담 증가…흔들리는 재무안정성
경영 효율화에도…실질적 수익 개선 필요
공개 2023-01-04 07:00:00
 
[IB토마토 황백희 기자] 집객력이 크게 떨어지며 점유율 하락세인 롯데하이마트(071840)의 재무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수익창출력이 저하되면서 경영 효율화(비용 절감)에도 나섰지만, 변화한 소비 경향에 발맞춘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롯데하이마트의 누적 매출액은 2조602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843억원) 대비 1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손실 72억원과 당기순손실 3801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수익성 악화를 맞았다. 대규모 순손실엔 3428억원의 영업권 손상차손이 인식된 영향이 컸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주택 거래 감소 등으로 가전시장이 위축되면서 매출 하락과 고정비 부담을 불러온 결과다. 에어컨 판매 등에 따른 계절적 성수기인 2분기와 3분기에도 영업수익성이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순손실이 단기간 큰 폭으로 늘면서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2704억원)은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의 배당 여력을 나타내는 순자산(자본)의 한 축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저조한 수익 창출력은 최근 2년간 지속됐다. 지난 2020년 원활한 영업활동 등으로 쌓아 올린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등가물, 금융자산 등 포함) 4165억원이 현재는 4분의 1 수준이 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하이마트의 현금성자산은 9월 말 기준 1175억원이다. 2021년 말(847억원)보다는 늘었지만 고점을 찍은 2020년 이후 좀처럼 곳간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
 
 
영업실적이 부진하고 곳간이 일부 비면서 차입 부담은 증가했다. 지난해 9월 말 롯데하이마트의 총 차입금은 7714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26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4.4%p 오른 29.8%가 됐다. 전체 차입금 가운데 단기성차입금(1년 내 만기 도래)은 같은 기간 29.8%(2235억원)에서 50.5%(3898억원)로 그 비중이 커졌다.
 
현금 창출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차입 부담은 늘어 유동성 우려가 생겼다. 지난해 3분기 롯데하이마트 유동비율은 96.7%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지표로 통상 200% 이상을 유지할 때 재무유동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72억원의 누적 영업적자를 낸 만큼 금융비용(154억원)도 갚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보는데, 작년 9월 말 롯데하이마트의 이자보상배율은 0.5를 기록했다.
 
가전시장 내 점유율 하락세로 롯데하이마트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2019년 38.7%였던 점유율이 2020년 한풀 꺾이더니 다음 해 33.7%로 떨어졌다. 4년 전 롯데하이마트에 10% 이상 뒤처져 있던 삼성전자판매는 2021년 점유율 33%로 올라 비등한 수준이 됐다.
 
롯데하이마트가 전방위로 고전 중인 이유는 리오프닝 본격화로 야외활동이 늘면서 대형가전 중심 수요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자체 집객력이 약화된 상황을 주요하게 꼽는다. 프리미엄 가전제품은 백화점, 비교적 저렴한 제품은 이커머스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소비 경향이 변화한 것이다. 가전시장 내 온라인 침투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큰 변수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448개 점포를 보유했던 롯데하이마트는 다음 해 21개 점포 문을 닫았다. 작년에는 매장 12개를 추가로 폐점했다. 저수익 점포를 정리해 비용을 감축하는 취지였다. 최근엔 희망퇴직 대상자를 모집하면서 경영 효율화를 꾀했다. 이미 3년 전 한차례 단행을 겪은 뒤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발산점.(사진=롯데하이마트)
 
실질적인 수익 개선이 절실한 롯데하이마트는 지점 리뉴얼을 통해 집객력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랜드마크형 초대형 점포와 체험형 메가스토어 확대로 오프라인 매장 형태를 다변화하고 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034950) 연구원은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과정에서 투자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점포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영업권 손상차손 가능성도 있다”라고 했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전 중심 온라인몰 강화 방침을 내놨다. 쇼핑몰 내 중소형 가전 상품군을 늘리고, 애플이나 다이슨 등 글로벌 브랜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차별화된 생활가전 브랜드를 육성하고 헬스케어, 캠핑, 반려동물 가전 등을 확대해 이커머스 경쟁력을 올리겠다”라고 말했다.
 
황백희 기자 h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