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이냐, 일시적이냐…쏘카, 사상 첫 흑자에 '엇갈린 시선'
흑자 지속 여부 업계 관심 쏠려…긍정 vs 부정 전망 대등
사용 연령층 다변화·발전된 시스템 등…이자 비용 상승 등은 악영향
공개 2022-12-26 07:00:00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카셰어링 기업인 쏘카(403550)가 창사 이래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면서 지속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쏘카가 흑자 경영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중고차 판매 비중이 여전히 높고, 이자 비용 상승 등으로 흑자 지속이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쏘카는 3분기 매출액 1170억원에 영업이익 116억원으로 사상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661% 증가한 수치다. 일단, 업계에서는 쏘카가 이번 흑자를 계기로 흑자 경영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쏘카)
 
쏘카의 구조적 흑자를 예상하는 측에서는 대당 매출 증가, 연령층 다변화, 운영 효율화로 인한 비용 절감, 공헌이익 높은 멤버십 비즈니스 확대, 사업부문별 매출 향상, 플랫폼 역량 강화(슈퍼앱 출시) 등을 이유로 꼽는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쏘카는 차량 1대당 월평균 매출액이 2019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매년 평균 16%씩 증가했다. 2019년 102만원에 불과하던 1대당 월평균 매출액은 9월말 기준 158만3000원으로 56만3000원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20대가 절반이던 연령층도 올해 3분기 기준 20대 40%, 30대 33%, 40대 18% 등으로 다변화됐다. 객단가가 높고 사고율이 낮은 3040고객 비중이 늘어난 것은 쏘카 매출에 긍정 신호로 읽힌다.
 
다년간 축적된 데이터 기반 차량 관리시스템도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쏘카는 차량유지비, 사고비 등 변동비를 줄이기 위해 주행정보, 차량위치, 속도, 유저 이용빈도, 선호차종, 선호 지역 등 유저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발전된 서비스로는 세차 주기 최적화, 부품 주문과 교체 프로세스 자동화, 운전자 숙련도 식별로 가격 차등 책정, 보험 사기 탐지 모델 사용 등이 있다.
 
여기에 구독서비스 회원 증가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쏘카 카셰어링 회원은 830만명 수준이다. 특히 쏘카에 따르면 17만명을 보유한 구독서비스 ‘패스포트’ 회원이 비구독 회원 대비 1인당 이용시간, 총 매출, 공헌이익 등이 3.8~4.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헌이익은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수익으로 공헌이익이 고정비를 넘어야 영업이익이 나올 수 있다. 
 
 
 
아울러 쏘카는 현재 쏘카(830만명), 모두의주차장(291만명), 일레클(90만명) 등 분산돼 있는 앱을 통합하고, 여기에 철도·숙박까지 연계하는 슈퍼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쏘카는 앱 통합으로 구성되는 슈퍼앱으로 총 1211만명의 회원이 모이면 마케팅 비용은 줄어들고 공헌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에 기반한 비용절감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카셰어링에서 공격적인 판매가격과 판매량의 확대 없이도 연간 5%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라며 “구조적인 흑자 단계에 진입했다”라고 판단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쏘카가 올 4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3분기 쏘카의 영업이익이 대부분 중고차 판매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 고금리 등으로 중고차 시장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쏘카가 4분기에도 중고차 판매로 영업이익을 내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쏘카 2021년 감사보고서.(사진=전자공시)
 
쏘카는 차입금으로 차량을 구매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는 만큼 이자 비용도 만만치 않다. 2018년 한해 동안 68억원이던 이자 비용은 올해 3분기까지 107억원이 소요됐다. 4분기가 남은 만큼 이자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공시에 따르면 3분기 현재 쏘카의 차입금 이자율은 단기차입금 2.65%, 장기차입금 0.753~5.3%, 사채 4.6% 등으로 분포돼 있다. 
 
이 때문에 쏘카는 지난 8월 상장 당시 밝힌 신규 차량 확보 규모를 축소한 상태다. 올해 쏘카 보유 차량대수는 1만8492대로 내년에는 소폭 증가한 1만8750대를 구비할 전망이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역시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영업이익 하락으로 순이익은 다시 적자를 기록할 것이다. 지분법 손실, 이자비용 부담은 크게 줄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2년에도 순이익은 적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쏘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규모의 경제와 기술·데이터 기반 운영을 통한 매출 증가 및 비용 감소 구조를 만들어 대당 매출 상승과 매출대비 변동비성 비용을 줄여 흑자 구조를 유지해 가고 있다. 중고차 매출도 전체의 10%를 유지 중”이라며 “올해까지 조달된 차량 구매자금은 모두 고정금리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는 미미하며 내년 금리 인상 등의 상황을 반영해 운영차량대수를 늘리는 외형적 성정보다 운영 효율화와 수익성 향상으로 내실을 다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