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4.6조원대 현금 보유…10대 건설사 중 '1위'
건설업 유동성 위기론 속 존재감 과시…현대건설, 삼성물산이 뒤이어
PF 유동화 증권 및 차입금 상환 충분…주택 분양률 100% 달성 등
공개 2022-12-26 07: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포스코건설이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 등의 여파로 건설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포스코건설만은 한파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 상반기 내 만기 도래 예정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증권과 단기성 차입금에 대한 상환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포스코건설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규모는 4조6289억원이다. 지난 2020년 말 3조5650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1206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 5000억원가량 현금을 더 쌓았다. 이는 주요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 3조3636억원, 삼성물산(전사) 3조1151억원 순이다.
 
최근 고금리,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PF 유동화 시장의 자금경색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건설사들의 재무부담이 과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금 보유력이 어느 시기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달 기준 포스코건설이 PF 유동화 증권과 관련해 신용보강을 제공한 총 금액 규모는 5215억원이다. 보유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준은 아닌 상태다. 여기에 올해 4분기 내 만기가 도래한 에이치아이유러브(ABSTB, 500억원), 제이지베스트제육차(ABSTB, 250억원), 송도아이비디개발(ABCP, 250억원) 등 총 1000억원에 대해서는 모두 현금 상환이 이뤄졌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총 2719억원 규모인 가운데, 유동성과 미사용 여신한도, 자체 현금창출력에 더불어 송도 공사비 지연이자 회수, 포스코 대련 IT센터를 비롯한 유휴자산의 매각 등을 바탕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1년 내 만기도래 차입금 6348억원과 계획 중인 지분투자와 배당금 지출, 경상적인 자본적지출(CAPEX) 및 우발채무 등도 존재하지만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예상되는 포스코건설의 영업현금흐름은 약 3000억원이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9월 말 기준 전체 매출의 주택·건축(자체분양 포함) 비중이 54.1%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진행 중인 대부분 주택 현장의 분양률이 100%에 달하고 있어 우수한 사업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진행 중인 주택현장 현황(올해 9월 말 기준)을 보면 총 95곳의 현장 중 75곳에서 분양률 100%를 달성했다.
 
최근 송도개발사업 관련 우발채무 위험도 완화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공동 투자자였던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 'Gale'과의 분쟁으로 장기간 지연됐던 송도개발사업은 지난 2018년 송도국제도시개발(NSIC)의 투자자 교체 이후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
 
관련 공사미수금 및 대위변제 채권 8315억원을 2020년까지 모두 회수했으며, 2019년 이후 분양을 개시한 현장들 또한 우수한 분양률을 보이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분양성과 등에 힘입어 관련 PF 차환(리파이낸싱)도 원활히 이뤄져 2017년 말 약 1조3000억원에 달했던 해당 사업 관련 PF우발채무는 올해 9월 말 5507억원(차입잔액 기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 중 PKG6-2,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 대한 우발채무는 지난 10월 해당 차입금이 상환됨에 따라 해소됐다. 잔여 우발채무도 현재 추진 중인 자산 매각을 통해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매각이 지연되더라도 관련 자산의 감정평가액이 차입금을 웃돌고 있어 실질적인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송도개발사업 시행사인 NSIC의 전 투자자인 Gale이 지난 2019년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제기한 20억달러 규모의 국제중재에서 올해 10월 포스코건설이 전부 승소함에 따라 관련 리스크가 해소됐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원은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포스코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는 PF 유동화 증권 등의 차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은 부담"이라면서도 "매각예정자산과 투자부동산 및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과 같은 보유자산의 담보가치, 미사용 여신한도와 대외신인도를 통한 자금조달능력 등을 감안할 때 단기 자금소요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그동안 사업 추진 진행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인 덕에, 현재 재무부담을 적게 받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PF 우발채무와 관련 그간 보수적으로 사업추진을 해왔기 때문에 다른 대형건설사 대비 영향을 적게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