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년도 안된 케이옥션이 '자산재평가' 나선 이유
실적 감소·부동산 양수로 차입금 급증
토지 2곳 재평가…자본확충 효과 예상
공개 2022-12-23 07: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올해 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케이옥션(102370)이 자산재평가에 나섰다. 기업공개(IPO) 당시 수요예측 흥행과 지난 9월 자금조달 등으로 상당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음에도 자본확충 효과가 있는 자산재평가를 단행하는 것을 두고 올해 전년 대비 부진한 영업실적과 이에 따른 현금창출력 저하로 커진 차입부담을 개선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옥션은 서울시 강남도 신사동에 위치한 토지 2건(장부가액 총596억원)을 재평가하기로 결정했다. 재평가 기준일은 오는 31일이며 평가기관은 다안감정평가법인이 맡는다.
 
 
 
공시를 통해 자산재평가의 목적을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의거 자산의 실질가치 반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산재평가의 재평가차익이 자본잉여금으로 계상, 지표상 자본확충 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활용한다.
 
케이옥션은 올해 들어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올해 9월말 기준 총차입금은 734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664.6%나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38.6%로 28.5%p 상승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 차입부담을 보여주는 순차입금은 2021년 -113억원에서 올해 9월말 246억원으로 플러스(+)전환됐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매매목적파생상품을 제외한 단기투자자산)이 487억원으로 133%나 증가했음에도 절대적인 차입규모 확대가 더 컸다.
 
이는 올해 2분기 진행된 부동산 인수와 관련된 비용소요와 함께 작년보다 부진한 영업실적으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떨어지게 된 탓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케이옥션은 전시장과 수장고 증설을 위해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35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 다음달인 5월 양수를 완료했다. 이 영향으로 올 9월말 연결기준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는 684억원의 유출이 발생했다. 작년 3분기말 투자활동 현금흐름 유출액은 3억원이었다.
 
여기에 아쉬운 영업실적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도 마이너스가 발생했다. 케이옥션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은 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65억원, 당기순이익 48억원으로 각각 52.2%, 54.3% 줄었다.
 
당기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었지만 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미수금(12억원)과 재고자산(300억원)은 각각 81.1%, 18.8% 늘어나면서 올해 3분기 말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00억원을 기록했다.
 
케이옥션은 사업 구조상 경매 등을 위한 미술품 확보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현금성 자산 보유가 중요하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약 834억원의 유출이 발생한 만큼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의 현금 유입이 있어야지만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장·단기차입과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964억원의 재무활동 현금흐름을 발생시키면서 차입부담은 커졌지만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늘리는 선택을 한 것이다.
 
자산재평가로 인해 재평가차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본확충 효과로 이어지면 지표상 차입금 관련 지표는 개선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미술시장이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지난해 3분기 정점 이후 조정기로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등 영업실적에 대한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도 자산재평가의 재무개선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운다.
 
이와 관련 케이옥션은 자산재평가의 목적이 지표상 차입부담 경감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시세변동으로 인해 장부가액과 많은 차이가 나게 돼 재평가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자산재평가를 했지만 그 사이 공정가치가 유의미한 변동 수준을 보임에 따라 다시 재평가하기로 한 것”이라며 “보통 한 번이라도 재평가를 하게 되면 전체 시세의 유의적인 변동이 있을 경우 또다시 자산재평가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