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타트업 투자)③위닝아이, '페이경쟁' 다크호스 되나
애플페이 국내 도입 임박…삼성페이, 비접촉 인증 서비스 선봬
삼성생명 등 일부 계열사와 협업 진행…사업 협력 확대 논의
공개 2022-12-15 06:00:00
삼성전자가 반도체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가운데 신사업에도 과감하게 투자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주도로 ‘뉴 삼성’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스타트업 육성·지원 조직을 운영하는 한편, 전문 투자 자회사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삼성전자가 투자하는 스타트업을 살펴보고,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 동력을 분석해 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애플페이 국내 도입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 내 경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도 삼성페이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삼성의 벤처투자 조직이 점 찍은 위닝아이는 비접촉 생체인식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삼성생명(032830) 등 삼성그룹 일부 계열사들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13일 삼성벤처투자에 따르면 위닝아이는 2020년 9월 삼성벤처투자로부터 1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사업 유관성이 높은 위닝아이와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장 동력 발굴에 힘쓰기 위한 목적이다. 위닝아이 또한 이를 계기로 삼성생명에 비접촉 지문인증 전자서명 솔루션 공급을 시작했고, 최근 삼성증권(016360)과도 협업 논의를 나눴지만,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2015년 설립된 위닝아이는 국내 최초로 소프트웨어 유형의 바이오 인증 수단인 '에어록스(AEROX)'를 금융권에 상용화했다. 자체 개발한 기술을 통해 별도의 지문 스캐너(하드웨어)가 없어도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를 통해 지문 정보를 수집, 비식별 보안토큰으로 변환한다. 지문센서가 없는 구형 스마트폰이나 얼굴 인식만을 제공하는 고사양의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보안토큰은 모두 암호화돼 분할 보관이 되기 때문에 보안성과 안정성이 특출난 기술로 평가 받는다.
 
현재는 국내 보험사 위주로 상용화가 이뤄졌지만, 위닝아이는 향후 제품·키오스크에 카메라 모듈을 설치해 스마트키 형식으로 활용이 가능한 분야까지도 적용할 계획이다. 올해 7월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Poc (아이디어 실현·타당성 증명) 기업으로 선정돼 협업 가능성을 검증받고 있다. 이 밖에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미국 시장에 특허를 등록하는 등 글로벌 영향력도 키우겠단 목표다.
 
최근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면서 삼성전자와의 협업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의하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이 84%, 애플 아이폰이 약 1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의 경우 삼성페이를 서비스하는 삼성전자, 네이버(NAVER(035420)카카오페이(377300) 등 빅테크 업체, 애플페이를 보유한 카드사 연합으로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워치 등에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NFC 방식과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기술을 함께 지원한다. 결제 가맹점이 NFC 단말기가 없더라도 MST를 통해 기존 단말기를 이용한 간편결제가 가능하다.
 
 
삼성페이 ‘직방 UWB 스마트 도어록’ 디지털 홈 키 이미지(사진=삼성전자)
 
 
최근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서비스에 대한 인증방식 기술을 고도화하며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삼성페이 서비스를 재단장했다. 삼성전자는 11월 삼성페이에 세계 최초로 UMB(초광대역) 기반의 ‘디지털 홈 키’를 탑재했다. 고주파를 활용해 단거리 통신을 가능케 하면서 도어록을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집 문을 열 수 있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전자가 해당 서비스를 삼성페이에 적용할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S 시리즈에 적용했던 홍채인증을 삭제하는 등 서비스를 꾸준히 재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메라를 통한 정맥인증 등 접촉 없이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의 국내 도입을 점치는 등 관련 기술 도입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위닝아이는 향후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의료, 자동차, 보안, 공공기관 등 다양한 방면에서 해당 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현재 스마트폰을 통해 구현이 가능한 수준에서 벗어나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다.
 
정우영 위닝아이 대표는 <IB토마토>에 “삼성과의 협업은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인 단계라 확정이 돼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자체적인 플랫폼 사업을 시작해 기존의 간편결제 시스템과 연동, 콜라보 하는 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