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수익성 개선 요원…신용등급 하락 압력 '고조'
신작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흥행 부진…신작 출시도 지연
상반기 신용등급 ‘A-(안정적)’ 유지…하향조정 검토 사항 근접
공개 2022-11-09 08:00:0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지난해 첫 회사채 발행에서 흥행을 거둔 펄어비스(263750)가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올해 내놓은 신작이 부진한 성적을 얻고 있고, 본래 예정돼 있던 신작 출시도 지연되고 있어서다. 3분기에도 실적 반등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펄어비스는 영업이익률 지표 개선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4.48%다. 펄어비스의 영업이익률은 대표 모바일 게임인 ‘검은사막 모바일’의 매출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올해 1분기 5.66%에서 2분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펄어비스의 수익성 악화는 신용등급 전망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5월 펄어비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하향조정 검토 요건으로 ▲영업이익률 30% 하회 ▲순차입금 의존도 0%를 상회하는 추세가 이어질 경우를 각각 제시했다.
 
문제는 펄어비스의 영업이익률 개선 시점이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검은사막’ ONE IP(지식재산권)을 서비스하는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매출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을 좀처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검은사막’ 자체 퍼블리싱을 위해 세운 해외 법인들은 아직 흑자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도 매출이 하향안정화됐다. 올해 4월 출시한 신작인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또한 중국 앱 마켓 100위권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부진한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은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에서 마켓 40위까지 올랐지만 한 달 만인 5월 106위로 떨어진 뒤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신작 기대감으로 회사채 흥행을 거둔 펄어비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펄어비스의 지난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은 모집 금액의 3배가 넘는 금액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펄어비스는 당시 10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총 3170억원이 몰렸다. 이에 펄어비스는 최종적으로 1470억원의 3년물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펄어비스는 증액된 470억원을 신작 ‘도깨비’, ‘플랜8’ 개발 및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펄어비스가 회사채 시장에서 흥행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에서 판호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검은사막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작 및 ‘도깨비’를 비롯한 신작 출시 기대감도 반영됐다. 펄어비스 또한 올해 신작인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과 ‘붉은 사막’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붉은 사막’이 밀리면서 내년 예정이었던 ‘도깨비’와 ‘플랜8’의 출시 시점은 더 요원해졌다.
 
신작 출시 이외의 수익성 도출 방안도 불투명하다. 투자를 목적으로 세운 자회사인 펄어비스캐피탈도 손실만 내며 연결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17억원의 손실을 낸 펄어비스캐피탈은 최근 직방에 대한 구주도 시장가 이하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펄어비스는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올 3분기 매출 905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검은사막 이미지(사진=펄어비스)
 
아직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이지만, 새로운 캐시카우 창출이 필요한 상태다. 신작 출시 시점이 최대 1년까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론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부채비율은 2020년 40.9%에서 지난해 말 88.7%로 확대됐고, 같은 기간 순차입금 의존도는 마이너스(-)33.1%에서 –22.3%로 증가했다. 매출성장이 부진한데 신작 개발에 대한 자금은 계속 투입되면서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펄어비스는 개선 여부를 논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과거 전성기 대비 실적규모가 위축돼 있는 상황”이라며 “차기 기대작인 ‘붉은사막’ 글로벌 론칭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1년간은 신작 모멘텀 공백기인 동시에 실적 모멘텀도 공백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회사채 발행 당시 'A0'의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받았고, 수요 예측에서도 모집 금액의 3배가 몰렸다"라며 "신작 '붉은사막'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PC, 콘솔 유저들의 눈높이를 충분히 만족시킬 만한 수준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