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 유상증자 철회…재무상태는 '양호'
지난 4월 1316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
배정 대상자 ‘마음스튜디오’, 증자대금 미납
쇼박스 "당분간 유증 계획 없어"
공개 2022-10-04 16:03:25
[IB토마토 김윤선 기자] 오리온홀딩스(001800) 자회사 쇼박스(086980)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면서 발행예정금액 약 1316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 계획이 무산됐다. 제3자 배정 대상자인 마음스튜디오(Maum Studio)가 증자대금을 납입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쇼박스는 오늘 이사회를 열고 지난 4월15일 이사회에서 결정한 제 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쇼박스는 보통주 2495만2447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신주 발행가액은 1주당 5277원, 발행예정금액은 약 1316억원에 달한다. 쇼박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되는 금액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Maum Group 찰리 신 공동대표(좌측)와 쇼박스 김도수 대표가 지난 4월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쇼박스)
 
또 이번 유상증장 이후 MCG는 쇼박스의 지분 약 30%를 확보해 오리온 홀딩스에 이은 2대 주주가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 3자 배정 대상자인 마음스튜디오가 증자대금을 미납입하면서 유상증자 계획이 철회됐다.
 
쇼박스 측은 “납입대상자의 납입기일 내 증자대금 미납입 및 이행여부 확인 요구 미회신으로 인해 유상증자 결정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 철회로 MGC와 쇼박스의 파트너십에 다소 타격이 불가피해보인다. 증자대금을 미납입한 마음스튜디오는 미국 MGC(Maum Coumunication Group)의 자회사다. MGC는 LS그룹 고(故)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외아들 구본웅 씨가 주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한 투자 회사로 알려졌다.
 
MGC는 K-콘텐츠의 잠재력을 보고 쇼박스에 올해 4월 투자를 결정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쇼박스의 주요 포트폴리오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 <도둑들>, <암살>, <택시운전사>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등이 있다.
 
쇼박스는 MCG가 가진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와 협력해 메타버스, NFT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 범위를 공격적으로 넓힌다는 계획이었으나 차질을 빚게 됐다.
  
(쇼박스 연결 기준 주요 재무지표 현황. 표=나이스신용평가)
 
쇼박스 측은 당분간 새로운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상증자도 쇼박스 사업 자체에 이슈가 있어서 운영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당장 상황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유상증자 철회가 회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가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쇼박스의 주요 재무지표는 양호한 편이다. 부채비율은 2017년 46.3%에서 지난해 16.8%로 3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약 40억원으로 총차입금(23억원)을 웃돌고 있다.
 
 
다만, 최근 연간 실적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2017년 이후 매출이 감소하고 있으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한 해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2017년 1027억원에서 2020년 468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들어선 감소했던 매출이 일정 부분 회복되고 당기순이익 2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으나, 2020년 전만 못한 수준의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김윤선 기자 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