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게임'에 발목 잡힌 크래프톤, 관계사 리스크까지 이중고
2분기 부진한 실적 기록…‘배그’ 단일 IP 리스크 지속돼
자회사·관계사로 몸집 불리기…해외 실적 확장에도 ‘제동’
1분기 지분법 손실 89억원…이익 전환 시점은 요원
공개 2022-08-18 08:30:0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배틀그라운드’로 성장한 크래프톤(259960)이 2분기 부진한 실적 속에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원 게임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배그 모바일’이 인도에서 퇴출되는 등 야심 차게 추진한 해외 신흥시장 진출도 제동이 걸린 데다 IP(지식재산권) 확장을 목적으로 투자한 관계사 손실도 불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향후 크래프톤은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M’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단 목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관계사 투자는 아직 손실을 내고 있다. 크래프톤의 지분법 손실 규모는 2019년 9억원에서 2020년 3억원, 지난해 10억원으로 다시 커졌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89억원, 2분기에는 109억원까지 불어났다. 2분기만 보더라도 지분법 손익은 지난해 2분기(4억원) 대비 큰 폭으로 손실전환했다.
 
크래프톤은 ‘배그’로 가파르게 매출 규모를 키워왔다. 당초 ‘테라’가 유일한 매출원이었던 크래프톤은 2017년 ‘배그’를 출시하면서 고속성장했다. 2016년 연간 매출이 372억원에 불과했던 크래프톤은 2017년 한 해 310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배그’ 인기가 이어지면서 크래프톤은 지난해 코스닥 시장 입성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배그’ 단일 IP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 크래프톤의 올 2분기 매출은 4237억원, 영업이익 162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8%, 6.8% 감소했다.
 
배틀그라운드 이미지(사진=크래프톤)
 
현재 크래프톤은 ‘배그’ 단일 IP에 매출이 집중돼 있고, 이 중에서도 모바일에서 약 80%의 수익이 나오는 구조다. 이 때문에 크래프톤은 단일 IP에 대한 리스크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자회사 및 관계사에 투자해왔다.
 
크래프톤은 현재 블루홀스튜디오, 드림모션, 비트윈어스 등 9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크래프톤의 기원인 블루홀스튜디오를 비롯해 지노게임즈과 드림모션 등 게임개발사를 인수하고, 지난해에는 미국 게임사인 언노운을 인수했다. 게임개발사 인수를 통해 새로운 IP를 확보하고, 서구 콘솔 시장 등 새로운 영역으로 매출처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루홀스튜디오는 2분기 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11년 만에 '테라'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수익원이 없어졌다. '배그'의 해외 법인인 펍지암스테르담 등 해외 법인도 손실을 기록했고, 보너스엑스피, 띵스플로우 등의 스타트업도 아직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회사인 블루홀스튜디오는 크래프톤의 연결 영업이익, 기타 관계사의 경우 지분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크래프톤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던 해외에서도 매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싱가포르 회사와 IP를 두고 논쟁을 벌이면서 지난달 인도 게임 시장에서 퇴출당했기 때문이다. 최근 1년새 인도시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입한 크래프톤 입장에선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크래프톤의 인도 법인 또한 지난해까지 손실을 기록한만큼 수익 전환 시점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 측은 현재 인도에서 '배그' 서비스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상대적 성수기인 3분기부턴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란 입장이다. 특히 크래프톤은 하반기 ‘칼리스톨 프로토콜’, ‘프로젝트M’ 등의 신작을 통해 매출을 다변화 할 계획이다. 2021년 기준 연 94%의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한 크래프톤은 지난해부터 인도, 중동, 동남아를 비롯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게임스컴 2022'에서 해당 신작을 공개하고,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크래프톤은 신규 맵, 배틀패스(구독형 아이템), 성장형 무기 등 수익성이 높은 콘텐츠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PC 콘솔게임의 경우 글로벌 선호도가 높아 다수의 신규유저가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반기부턴 수익성 관련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까지 투자한 기업들이 대부분 스타트업, 스타트업 펀드 등 신생기업이기 때문에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아) 지분법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며 "지분을 매입한 자회사, 관계사의 경우 대부분 게임개발사로 IP 확장 등의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 수익이 악화된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