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캐피탈, 건전성 개선하려다 수익 기반 '흔들'
할부·리스·가계대출 등 여신잔액 대폭 줄어
이자수익 감소로 이어져 순이자손익도 저하
공개 2024-04-15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지난해 애큐온캐피탈의 총자산 규모가 대폭 줄었다. 할부금융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이다. 부채를 줄이는 디레버리징 전략으로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고 이자비용 부담도 낮춘다는 전략에서다. 하지만 자산 축소로 인해 이자수익도 줄어 수익성 기반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총자산 규모 최대 폭 감소
 
11일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은 지난해 자금운용 규모가 3조3575억원으로 전년도 4조234억원 대비 16.6%(6659억원) 감소했다. 영업자산에 해당하는 여신잔액은 3조2087억원에서 2조511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22개 캐피탈사의 총자산증가율은 단순 평균 기준으로 약 -0.1%다. 애큐온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캐피탈사는 ▲엠캐피탈 -12.5% ▲DB캐피탈 -8.3% ▲롯데캐피탈 –8.1% ▲한국투자캐피탈 –5.6% ▲케이카캐피탈 –5.6% 순으로 나타난다. 애큐온캐피탈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애큐온캐피탈의 자금운용 구성은 대출 2조1877억원, 할부 734억원, 리스 2117억원, 신기술금융 463억원, 기타 8382억원 등이다. 전년 대비 감소액은 대출 5746억원, 할부 624억원, 리스 607억원으로 확인된다. 반면 신기술금융과 기타 부문은 각각 25억원, 292억원 증가했다. 줄어든 대출과 할부, 리스 모두 주요 여신으로 캐피탈사 영업자산에 해당한다. 영업자산이 전반적으로 역성장한 셈이다. 특히 대출 부문에서는 가계대출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신규 취급을 제한하면서 가계대출 여신은 전년도 3344억원에서 지난해 73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가계대출은 대다수가 개인신용대출로 구성된다. 지난해에도 고금리 여파가 지속됨에 따라 연체율이 높아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출채권 연체율(1개월 이상)이 2.8%인데, 기업대출 부문이 2.3%인 반면 가계대출은 14.4%에 달했다.
 
가계대출 축소는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지표 개선을 위해 위험노출액(익스포저) 자체를 줄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애큐온캐피탈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8%로 해당 연체금액은 709억원으로 확인된다. 연체율이 전년 대비 0.8%p 상승했지만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사진=애큐온캐피탈)
 
수익성 저하 불보듯…투자·신기술금융 확대로 대응
 
애큐온캐피탈은 자산 축소에 따라 자금조달 실적도 조정됐다. 지난해 차입부채 규모는 2조3683억원으로 전년도 3조176억원 대비 21.5%(6493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기타부채는 1518억원에서 1292억원으로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8599억원으로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고금리 환경이 여전한 만큼 이자비용 부담을 줄여보겠다는 계산이다. 애큐온캐피탈은 지난해 이자비용이 1219억원으로 전년도 1116억원에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자비용 구성은 부문별로 차입금에서 428억원, 사채에서 756억원, 기타금융에서 35억원 발생했다. 사채 신규 발행금리가 6% 중반대에서 형성됐던 만큼 부담이 큰 모습이다.
 
다만 자금운용 규모 감소로 인해 이자수익도 저하된 상태다. 지난해 이자수익 규모는 20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550억원) 줄었다. 대출과 할부, 리스 모두 이자수익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순이자손익은 1436억원에서 783억원으로 감소했다.
 
애큐온캐피탈은 사업 영역의 선택과 집중으로 구조 내실화에 힘쓰겠단 방침이다. 특히 투자금융 자산과 신기술금융 부문에서 영업을 강화하면서 대응하는 모습이다. 투자금융은 주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투자 관련이며, 신기술금융은 기업금융(IB)이 중심이다. 투자상품에서 유가증권 잔액은 지난해 기준 7171억원 정도다.
 
애큐온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영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개인신용대출 등 고위험자산의 신규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라면서 “자산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자산을 감축하는 등 현재는 전략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금리하락 시기가 도래하면서 불확실성이 점차 잦아들 것”이라며 “회사가 잘 알고 있는 산업과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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