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TV 점유율 '주춤'에 전방위 방어 전략 시도
3년간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 매출·OLED TV 점유율 '감소'
프리미엄 LCD QNED TV로 '투트랙'·웹OS 매출 1조원 '목표'
공개 2024-04-11 06:00:00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LG전자(066570)가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기 위한 방어전에 나선다. 주력 제품인 OLED TV와 더불어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인 '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QNED) TV'를 판매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인다. 또한 올해 웹 운영체제(OS) 플랫폼 투자를 강화해 전반적인 HE 부문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OLED TV 점유율 감소에 HE 부문 매출 '부진'
 
8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 매출은 지속 줄고 있다. 2021년 17조2191억원에 달했던 HE 부문 매출은 2022년 15조7267억원, 2023년 14조2328억원으로 감소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HE 부문 매출 비중은 23.0%에 달했지만, 2023년 16.9%까지 쪼그라들었다. TV 평균 판매가격이 지난해 2022년 대비 4.9%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HE 부문 영업이익은 2022년 54억원에서 2023년 3624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주요 원재료인 LCD TV 모듈 평균가격이 2022년에서 2023년 11.8% 하락하고, TV 부품용 칩 가격도 2022년 대비 15.6% 감소하면서 전체 원재료비가 2022년 10.2조원에서 2023년 8.7조원으로 줄어든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회사 측에 따르면 마케팅 비용 등 자원 운용 효율성을 강화한 덕분이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HE 부문에서 적극적인 감산에 나섰다. 지난해 영상기기 생산 능력 수량은 2749만대에 달했지만, 실제 생산 수량은 2017만대에 그쳤다. 이에 따른 영상기기 평균가동률은 2022년 81.2%에서 2023년 73.4%로 감소했다. HE 부문 재고자산 역시 2022년 1조3924억원에서 2023년 1조3179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TV 수요가 줄면서 LG전자 HE 사업부의 주력 제품인 OLED TV의 시장 점유율도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OLED TV 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2021년 58.85%에서 2022년 54.3%로 줄어들더니 2023년 48%로 급감했다. 다만 LG전자는 지난해 OLED TV 출하량 기준으로는 53%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 3년간 OLED TV 점유율이 줄어든 것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오면서 기존 지배력을 갖고 있던 플레이어의 점유율이 다소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라며 “다만 50~60%에 육박하는 출하량 비중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그 정도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2014년 OLED TV 사업을 접었던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2022년 OLED TV 생산에 10년 만에 다시 뛰어들면서 경쟁 여건은 더 치열해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2024년형 TV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 ‘언박스 앤 디스커버(Unbox&Discover) 2024'에서 2024년형 삼성 OLED(SD95)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주주총회 후 진행된 문답을 통해 “경쟁사(삼성전자)가 OLED TV를 안 하겠다고 하다가 결국 들어왔는데 저희는 이를 기회 요인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가 들어오면서 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도움이 된다”라고 언급했다.
 
OLED TV·프리미엄 LCD QNED TV '투트랙' 전략 펼쳐
 
LG전자는 올해 전반적인 TV 판매량을 높일 수 있도록 '듀얼(투) 트랙 전략'을 내세울 방침이다. OLED TV와 함께 프리미엄 LCD TV인 QNED TV 두 가지 제품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동시에 스마트 TV 플랫폼 ‘웹(web)OS’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비를 지속적으로 늘려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3.6조원이던 연구개발비는 2022년 4조원, 2023년 4.3조원으로 늘어났다. 이 중 HE 부문에서 연구개발 실적은 지난해 14개에 달한다. 이는 가장 많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에어솔루션&어플라이언스(H&A)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올해 대표적인 HE 부문 연구 성과는 최근 출시한 2024년형 신제품에 인공지능(AI) 성능을 대폭 강화한 신규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이다. LG 올레드 에보는 알파11 프로세서를 탑재했는데 넷플릭스, 애플TV+ 등 OTT 콘텐츠까지 실시간으로 업스케일링 해준다. 2024년형 LG QNED 에보에는 알파8 프로세서를 적용해 공간 음향과 선명한 화질을 선보인다.  
 
LG전자는 웹OS를 통한 플랫폼·콘텐츠 사업을 통해서도 HE 부문 실적을 보완할 방침이다. 지난해 웹OS 관련 콘텐츠·광고 매출은 7500억원에 달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웹OS 관련 매출은 1조원 이상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플랫폼 강화를 비롯해 맞춤형 콘텐츠/서비스 분야에도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성장하고 있는 ‘패스트(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플랫폼 시장도 공략한다. LG전자는 북미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은 “공식적으로 합작법인을 만들고 있다고 말씀드린 적은 없다”면서도 “FAST 사업의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글로벌 콘텐츠와 협업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프리미엄 TV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올레드 TV의 리더십은 확고하게 유지를 하면서 프리미엄 LCD TV인 QNED TV도 같이 끌고 나가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