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티, 적자 줄어도…재무 악화·특허 분쟁 '산 넘어 산'
전환사채 지속 발행에 부채비율 상승·유동성 '악화'
고압어닐 하반기 양산 앞두고 특허분쟁 결과 발표 예정
공개 2024-04-09 06:00:00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예스티(122640)가 지난해 실적을 회복되면서 영업손실 규모를 줄였지만, 지속된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금창출력 감소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빈번한 CB 발행으로 오버행 우려는 높아졌다.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했지만,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지난 2022년 개발한 고압수소 어닐링 장비에 대해 특허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스티는 공격적인 특허 방어 전략으로 올 하반기 양산에 돌입하고 흑자 전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감소했지만 지속된 CB 발행에 재무건전성 '악화'
 
5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예스티는 지난해 매출 798억원을 기록해 2022년 760억원 대비 5.02%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4억원을 기록해 2022년 168억원 대비 97.62% 축소됐다. 개별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앞서 2000년 설립된 예스티는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 칠러, 가압큐어, 퍼니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와 히팅자켓, 클린후드 등 반도체공정 인프라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 신규 생산에도 돌입했다. 삼성전자와 75억원 규모 HBM 장비 공급 계약도 체결하면서 지난해 장비 누적 수주액은 322억원을 기록했다. 
 
예스티는 반도체 불황에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현재 장동복 이사와 강임수 이사가 공동으로 대표를 맡고 있으며 삼성전자(005930)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어 사업 기반은 안정적인 편이다. 강임수 이사는 삼성전자 LSI 개발실장과 DDI 사업팀 개발그룹장 등을 거쳐 왔다. 지난 2020년 예스티에 합류해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면서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반면 영업손익은 80~90%에 달하는 높은 원가율, 그리고 판매비와관리비로 인해 적자를 지속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을 대폭 축소하면서 손실이 줄었다. 연구개발비용은 2022년 86억원에서 2023년 65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이 중 판관비에 해당하는 비용은 2022년 34억원에서 지난해 13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하면서 2022년 -218억원에서 2023년 -18억원으로 호전됐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예스티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오버행 우려가 커지면서 콜옵션(매도 청구권)으로 대응했다. 지난 2021년 발행한 제5회차 전환사채 200억원 중에 100억원에 대해 지난해 5월 매도청구권을 행사했다. 이에 남은 100억원에 대해서만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지분 희석을 완화했다.
 
다만, 자금 조달 악순환은 지속되고 있다. 예스티는 콜옵션을 행사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4월 제6회차 전환사채를 또 다시 발행했다. 예스티가 발행한 제6회차 CB는 총 350억원 규모인데 이 중 200억원은 2021년 발행한 5회차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나머지 150억원은 네오콘 장비와 PCO 장비 신규 수주에 대한 원자재를 매입하고 고압어닐장비 연구개발비에 사용할 예정으로 운영 자금 역시 전환사채를 통해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추가적인 전환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은 또다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1년 153%에서 2022년 131%로 감소했었는데, 6회차 CB 발행으로 부채총계가 상승하면서 2023년 177%로 증가했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를 넘어가면 위험 수준이라고 판단하는데 위험 수준에 더 가까워진 것이다. 
 
(사진=예스티 홈페이지 갈무리)
 
고압어닐 특허 분쟁 강력 대응으로 하반기 양산 돌입할까
 
예스티는 추가적으로 인위적인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수익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특허 침해 이슈가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예스티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지난 2022년 개발에 성공한 고압 어닐 장비를 공급할 예정인 가운데 특허 관련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기업 HSPS는 지난해 9월 예스티가 고압 어닐 장비에 대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예스티는 곧바로 두 달 뒤인 지난해 11월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했다. 이어 12월 경쟁사의 3개 특허권에 대해 추가 무효심판 1건과 권리범위확인심판 2건을 각각 청구했다.  
 
예스티가 무효심판에서 승소할 경우 HSPS의 특허가 무효화 됨으로 인해 예스티는 특허 침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예스티는 올 하반기 고압수소 어닐 장비를 양산하고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송 결과는 각각 4월 말과 5월 초에 선고될 예정인 가운데 소송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동복 예스티 대표이사는 특허분쟁에 대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특허분쟁에 대한 이슈는 예상하고 있었다”라며 “세곳의 공신력 있는 특허법무법인으로부터 (총 7개 특허에 대해) 특허비침해, 원천특허무효라는 공식 의견을 받았으며, 이는 글로벌 고객사와도 이미 공유가 되어있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IB토마토>는 예스티 관계자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