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ETS, KG스틸 직접 지배…중간 배당 등 '자금줄' 전락 우려
KG스틸홀딩스 흡수합병하며 KG스틸 직접 지배
KG스틸, 오는 주총에서 중간 배당 조항까지 신설
KG ETS, 지난해 투자 부담 커지면서 자금 압박
공개 2024-03-25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KG ETS(151860)가 KG스틸(016380)을 직접 지배하면서 자금 창구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G스틸 모회사인 KG스틸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KG스틸 배당금을 직접 챙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KG스틸홀딩스는 주주 간 계약 조항으로 KG ETS에 직접 배당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수년간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 왔던 KG스틸은 이에 발맞춰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조항도 신설한다. 이에 KG ETS는 KG스틸 배당금으로 자금 압박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금 사정 악화에 배당금으로 현금흐름 개선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 ETS는 지난 19일 KG스틸홀딩스를 흡수합병했다. KG스틸홀딩스는 KG스틸의 지주사로 KG스틸 지분 39.98%를 보유하고 있다. KG ETS가 KG스틸홀딩스를 흡수합병함으로써 KG스틸을 자회사로 두게 됐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KG ETS가 KG스틸홀딩스를 흡수합병한 배경을 지배구조 단순화 외에 자금 흐름 개선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KG ETS의 계열사들은 대부분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대 계열사인 KG모빌리티는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이 1조1454억원에 달해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KG스틸을 자회사로 둘 경우 배당수익을 확대해 자금 흐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그동안 KG스틸은 배당금을 늘려왔지만 배당금은 KG스틸홀딩스에 귀속됐다. 따라서 KG스틸의 배당금이 KG ETS까지 흘러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스틸홀딩스는 지난 2022년 KG ETS에 별도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KG스틸홀딩스의 이익잉여금 처분액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KG스틸이 배당금으로 150억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KG스틸홀딩스의 배당수익은 6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KG ETS가 지난해 수령한 배당금이 17억원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에도 별도의 배당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KG스틸홀딩스가 그동안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철강업계에선 여러 추측이 있다. 이 중 KG스틸홀딩스가 KG스틸 인수 당시 FI(재무적투자자)로 참가한 캑터스스페셜시츄에이션제1호(이하 캑터스)와의 계약 내용 때문일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KG스틸과 캑터스는 지난 2019년 2019년 8월30일부터 지난 2월28일까지 연간 100억원 범위 내에서 배당이 가능하다는 약정을 맺은 바 있다. 다만, 배당이 불가능할 경우 KG스틸홀딩스가 캑터스에 연간 5.8%의 이자로 배당금 상당의 금액을 대여해 줄 의무가 발생한다. 즉, 배당금을 대여금으로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3월 현재 약정 기간이 끝났고 KG ETS가 KG스틸홀딩스를 합병해 KG스틸을 자회사로 두면서 앞으로 KG스틸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KG ETS는 자금 압박을 일부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KG ETS는 투자 비용 증가에 자금 지출이 늘고 있다. KG ETS의 투자현금흐름은 지난해 -4295억원으로 2022년(2402억원)에서 음(-) 전환했다. 지난해 KG ETS의 투자현금흐름 -4295억원 중 KG모빌리티의 투자현금흐름이 81%(-3482억원)를 차지했다.
 
투자현금흐름 악화에 전체 현금흐름도 악화됐다. KG ETS의 지난해 총 현금흐름은 -10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총 현금흐름은 1187억원에서 반전됐다. 현금흐름 악화에 따라 KG ETS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22년 1887억원에서 1788억원으로 5.3% 감소했다.
 
 
 
배당 확대 여력있어 자금줄 역할 예상
 
KG스틸은 배당금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KG스틸은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이에 KG스틸이 KG ETS의 배당금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G스틸의 지난해 순이익은 2352억원인데다 이익잉여금도 9991억원에 달해 배당 확대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G스틸은 지난 2021년 100억원, 2022년 150억원, 지난해는 200억원으로 배당금을 책정했다. 배당금은 늘어났지만 순이익은 2022년 5268억원에서 지난해 1880억원으로 급감하며 배당성향은 같은 기간 2.8%에서 8.5%로 급증했다. KG스틸의 배당금과 배당성향이 모두 증가한 점을 보면 배당 확대 기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KG ETS는 KG스틸 지분 40%를 직접 보유하게 된다. 이를 지난해 배당금에 적용하면 8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KG ETS가 수취한 배당금(45억원)의 1.8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편, KG스틸은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조항도 신설한다. 다만 철강업계에서는 당장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하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KG ETS도 정관상 중간배당 조항이 있지만 중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고, 지난해 순이익이 2022년에 비해 줄어든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KG스틸의 배당성향이 큰 폭으로 증가한데다 배터리팩 사업 진출 및 관계회사 KG에너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 등 자금 지출이 많은 점도 당장의 중간배당을 어렵게 한다. 다만, KG스틸의 이익잉여금이 지난해 말 기준 9991억원에 달하는데다 지난해 철강산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순현금흐름이 360억원 증가했기 때문에 향후 중간배당 가능성은 존재한다.
 
<IB토마토>는 KG스틸 측에 향후 배당 정책 방향 등을 물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