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자산관리로 '원톱' 노린다
불완전판매, '원스트라이크 아웃' 고객 최우선
신탁자산 확대 등 포트폴리오 개편 구상
공개 2024-03-13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은행이 신뢰 형성을 최우선으로 자산관리 시스템을 개편, 업계 최상위 도약을 노린다. 우리은행은 불완전판매 관련 제도를 개편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자산관리 특화 영업점 증대도 계획하고 있다. 시중은행권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중단이 우리은행에는 비이자이익 증대 기회로 작용하는 셈이다.  
 
우리은행 본점.(사진=우리은행)
 
고객 만족 최우선 영업 목표 
 
우리은행이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설정하고 자산관리를 진행한다. 과거에 상품 판매 수를 자산관리 기준으로 삼았다면 앞으로는 만족도의 질적 향상에 초점을 맞춰 영업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특히 홍콩H지수 ELS의 손실률이 확정되면서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모두 ELS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우리은행은 ELS상품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비이자이익의 틈새 성장을 노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문제가 되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체계도 다시 세웠다. 예외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완전판매를 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실명법 위반, 고객정보 부당조회 등 적발시 프라이빗뱅커(PB)와 투자권유대행(FA) 자격을 해임하는 원스트라이크 제도도 신설했다.
 
특히 고난도 상품의 경우 가입 투자자가 자기점검을 실시하도록 영업일 기준 사흘에 걸친 프로세스도 제공한다. 투자상품 가입 다음날 고객에게 추가 동영상 자료를 제공하고 가입 3일 뒤에는 투자자가 상품 가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시스템도 개선했다. 우리은행은 투자상품 평가모델인 와이즈(WISE)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투자상품의 단순 수익률에 의존하던 과거의 시스템 대신 기대 수익성과 안정성, 효율성까지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시장예측 시스템도 제공한다. 우리은행 상품뿐만 아니라 시장의 전 상품으로 평가대상을 확대해 우수 투자상품을 선정한다.
 
이 같은 시스템 도입과 인력 충원을 통해 우리은행은 '투체어스W'에 힘을 싣는다. 투체어스W는 조병규 우리은행장 취임 후 도입된 자산관리 특화 영업점 브랜드다. 전문성을 특화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청담점과 대치점을 시작으로 현재 6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반포와 강북 등 전국 2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조 모색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시중은행 중 기업대출 증가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우리은행의 기업대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170조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부문도 살려 포트폴리오 자체를 개편하겠다는 포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 중 신탁 자산 규모가 가장 작다. 신탁 자산은 금전신탁과 재산자산으로 나뉘는데, 우리은행의 금전신탁은 52조7825억원, 재산신탁은 25조1075억원으로 총 77조8900억원이다. 전년 말 75조8705억원에서 2.7%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신탁보수로는 1113억원을 벌어들여 전년 동기 1081억원 대비 2.9% 늘었다. 다만 우리은행은 지금껏 4대 시중은행 중 신탁수익이 가장 적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3분기 신탁수익은 1139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민은행 1842억원 하나은행 1582억원 신한은행 1318억원에 비해 많게는 703억원 차이가 난다. 
 
 
  
우리은행 영업실적에서 이자부문이 5조6172억원, 수수료부문이 5522억원, 신탁부분이 1139억원 등으로 손실을 기록한 기타 부문까지 포함한 부문별 이익합계는 5조5310원이다. 신탁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로, 앞으로는 수익 증대를 통한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닛케이225지수 기반 ELS도 보수적인 기조로 운영하고 있어 문제 소지를 줄였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닛케이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이미 손실 가능성에 대비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투체어스W의 확장 속도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B국민은행의 프라이빗뱅킹 브랜드인 '골드앤와이즈'는 올해 11월 지점을 3개로 늘린다. 신한은행도 25개의 프라이빗매니지먼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하나은행도 클럽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지주 차원 자산관리 사업을 계속 키우기 때문이다. 
 
송현주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은 “지난해부터 닛케이 판매 비중을 10% 줄여 운용했으며 판매 종목도 3개 이하로 제한했다”라면서 “만기 배리어도 55%까지 낮춰 안정적인 상품으로 공급하고 있고, 변동성이 높아진다면 선제적으로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씨티은행 출신의 베테랑 PB를 영입해 22개월만에 수신 잔액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기존 PB와의 시너지로 대전, 대구 등 투체어스W 지방 거점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