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유럽 길 열렸지만…수익성 확보 '의구심'
오는 5월부터 유럽 노선 운항 개시…비용 부담에 기대감 감소
중대형 항공기 재임대 등 리스 확대로 비용 증가 폭 커
마일리지도 없는데 대형항공사와 장거리 비용 큰 차이 없어
공개 2024-03-04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티웨이항공(091810)이 5월부터 유럽 노선을 개시하지만,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 항공기 임차 등으로 리스 이자·인건비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높은 가격·마일리지 문제 등이 언급되면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줄어든 모양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재무구조가 악화된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사업이 안정화돼야 향후 재무구조 개선 등 과제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노선 확대…항공기 비용 급증 예상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5월16일부터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을 시작으로 유럽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티웨이항공은 자그레브 노선을 시작으로 유럽 노선을 확대한다. 대한항공(003490)이 EU(유럽연합) 경쟁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020560)과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받으면서 티웨이항공에 유럽 노선 4곳(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로마)의 슬롯 운항권을 티웨이항공에 이전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6월 티웨이항공이 파리 노선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유럽 노선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 노선 운항이 현실화되면서 티웨이항공의 중대형 항공기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월 기준 티웨이항공은 중대형 항공기(A330-300) 3대를 운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동일 기종의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한항공으로부터 A330-200 항공기 5대 혹은 아시아나항공의 A350-900 항공기 3대를 임대하는 방안도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A330-300 기종으로는 파리 등 서유럽 지역까지 한번에 가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협상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협상이 완료될 경우 티웨이항공의 중대형 항공기 규모는 2월 현재 3대에서 올해 최대 13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항공기 비용이다. 기존에 티웨이항공이 부담하던 항공기 비용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3분기까지 항공기 리스 부채 규모는 231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티웨이항공은 운용 항공기 30대를 전부 운용리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3분기 항공기 1대당 평균 리스 이자는 7억~8억원 사이로 추산된다. 운용리스 방식은 리스 기간이 종료되면 소유권이 항공기 리스 회사로 돌아가기 때문에 직접 구매나 금융리스 방식보다 적게 든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1대당 리스 이자는 지난해 3분기 평균 36억원 수준이다. 티웨이항공이 항공기에 지출하는 비용보다 5배 이상으로 추산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운영하는 항공기 크기가 티웨이항공보다 큰 데다 신용등급(BBB-)이 낮아 연 이자율이 낮게는 4.3%, 높게는 11.17%에 이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사정이 낫다. 중대형 항공기 위주로 운항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연이자 4.06%의 항공기 리스 계약의 연 이자가 32억원 수준이다.
 
티웨이항공 측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항공기 리스 비용은 운용 리스 규모 30대에서 5대 추가되는 것이라 비용이 부담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럽노선 사업 안정화 관건
 
항공기 비용 급증이 예상되면서 티웨이항공은 사업 초기 유럽 사업을 빠르게 안정화시켜야 비용 증가분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818%로 항공업계에서 높은 축에 속한다. 향후 2대 주주인 JKL파트너스(23년 3분기 기준 지분율 20.47%)의 지분 매각이 예상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올려야 할 필요성도 있다.
 
대한항공이 합병을 조건으로 반납하는 4개 노선의 슬롯은 적게는 21개, 많게는 23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1개 슬롯을 가정할 경우 FSC(일반 항공사) 기준으로 매출이 적게는 4000억원, 많게는 5000억원 수준까지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LCC(저가항공사)의 특성상 FSC보다 낮은 운임이 사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매출 규모는 이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제 매출이 얼마나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5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직항으로 운항하는 티웨이항공의 첫 유럽 노선은 예상보다 비싼 항공권 가격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5월16일 인천 출발-5월23일 자그레브 출발 항공권 가격은 FSC가 201만원, 티웨이항공이 199만원이다. FSC와 큰 차이 없는 일반 항공권 가격으로 인해 LCC의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티웨이항공이 마일리지 제도가 없는 점도 사업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장거리 노선에서는 마일리지 혜택이 항공권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
 
티웨이항공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특가 요금뿐 아니라 여행사에 배분되는 항공권 물량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라고 답변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