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다르다…IPO 선두 재탈환 노리는 KB증권
핀테크 상장 경험, 시장서 호평…케이뱅크 IPO 주관
리서치 인력 IPO로 조직 개편…올해 주관 1위 목표
공개 2024-02-27 06: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NH투자증권(005940)과 KB증권을 선정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이전 첫 IPO 추진 당시 대표 주관사로 선정된 바 있지만 KB증권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부터 KB증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앞서 KB증권은 2023년 IPO 주관실적에서 막판 상위권 진입에 성공한 바 있다. 리서치센터 출신을 대거 임용한 기업가치 평가 능력 강화 효과라는 평가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예정된 IPO 계획과 더불어 KB증권의 IPO 실적 상위권 진입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사진=KB증권)
 
KB증권, 케이뱅크 상장 재추진 주관사 선정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상장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18일 열린 이사회에서 IPO 재도전을 의결하고 연내 코스피 시장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에 돌입했다. 이어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고, 각 증권사의 제안을 거쳐 주관사를 선정했다.
 
앞서 지난 2022년 케이뱅크는 IPO 대표 주관사로 국내 증권사로서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016360)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그 해 9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순항하던 상장은 다음달 레고랜드 발 금융위기와 국내외 주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미뤄졌다.
 
 
 
케이뱅크의 상장 재추진에 시장에선 케이뱅크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한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에 실제 주관사 재선정에 미래에셋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등 국내 유력 증권사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IPO가 미뤄지는 경우에도 기존 대표 주관사가 이어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주요 경쟁사가 불참한 상황에서 국내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으로 굳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KB증권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상장 주관에 KB증권이 포함된 것은 이전 KB증권이 진행한 카카오뱅크 상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핀테크 업체의 경우 기업가치 선정이 일반 기업과는 달라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KB증권의 경우 정보기술(IT) 전문 IPO팀을 마련하는 등 핀테크 기업가치 선정에 힘을 기울인 게 주관사 선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 증권업계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핀테크 업체의 경우 기업가치 산정이 일반기업과는 다소 상이한 부분이 있어 기업가치 평가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라며 “KB증권의 경우 시장의 화제를 낳았던 카카오뱅크(323410)를 주관한 트랙 레코드가 높게 평가를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IB조직 개편 성과…리서치 능력 강점
 
이번 KB증권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은 작년 진행한 IPO 조직 개편 성과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373220) 대표 주관으로 실적 1위를 차지한 KB증권은 IPO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리서치센터장이었던 유승창 상무를 IPO 담당 주식자본시장(ECM)본부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4부까지 있었던 ECM본부를 3부로 압축하며 전문성과 효율화를 꾀했다.
 
하지만 작년 상반기 역대급 IPO시장 가뭄에서 직전년 IPO 주관 순위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주관 건수 '0'건이라는 민망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도 잠시 시장의 회복국면이 시작된 하반기부터 조직개편 효과가 나타났다.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차분히 트랙 레코드를 쌓아가며 기업 커버러지 분야를 넓혀갔고 이어 두산로보틱스(454910) 공동주관사로 연내 상장에도 성공했다. 
 
이로써 KB증권은 2023년 IPO 총 7건, 주관액수 7614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IPO 주관실적에서 4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4년 첫 코스닥 시장 상장 종목인 우진(105840)엔텍의 상장 주관을 맡아 지난 1월24일 상장 때 공모가 5300원 대비 300.00% 급등시키며 IPO 흥행을 이어갔다. 
 
개편된 KB증권 ECM조직의 가장 큰 장점은 리서치 능력이다. ECM조직을 이끄는 유승창 본부장을 비롯해 리서치센터 출신만 4명으로 리서치센터와의 협업을 통한 정확한 기업 펀더멘탈과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상반기 대어급 IPO인 HD현대마린솔루션과 더불어 KB증권은 최대 7개의 중소형 종목에 대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놓은 상태고 상반기 중 추가로 최대 15개 종목에 대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KB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IPO 시장은 성장성과 실적이 뒷받침된 기술주와 중소형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케이뱅크와 HD현대마린솔루션 등 대형주뿐만 아니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해 놓은 중소형주 상장을 추진하는 한편, 상반기 내 추가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해  2024년 ECM부문 업계 1위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