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SK, 신규사업 투자 확대에 '재무부담' 심화
차입금의존도 39% 돌파…신용등급 하향 요인 40% 근접
추가 자금소요·투자자금 지출 규모 등 지속 점검 필요
공개 2024-02-19 16:48:46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SK(034730)가 신규 사업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투자자금 소요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는 자체적으로 재무부담을 통제할 수 있는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향후에도 자금소요가 지속될 경우 부담이 심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진=한국신용평가)
 
1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SK의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11조52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연도 동기(11조4803억원) 대비로는 소폭 증가한 수치다. SK의 총차입금은 2020년 7조3039억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021년 9조9000억원, 2022년 11조4023억원으로 증가해왔다.
 
차입금이 매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2022년 30.7% 수준이던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9월 말 39.1%로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는 20~30%을 유지할 때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데 SK의 30%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신용평가에서는 SK의 차입금의존도가 40%를 초과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향변동 요인'으로 제시했다. 
 
SK의 차입금이 증가한 데에는 신규 사업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투자자금 소요가 배경으로 꼽힌다. 2020년부터 3년 간 SK는 IT서비스, 배당금수익,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통해 평균 3조1978억원의 영업수익을 얻어왔다. 안정적인 영업현금 창출과 2020년 이후 SK바이오팜 등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금을 회수해오면서 수익성을 유지해왔다. 
 
3조원에 달하는 영업수익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와 첨단소재·그린·디지털 사업 관련 대규모 신규 투자가 지속됨에 따라 2023년 9월 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11.1조원(리스부채 포함)으로 확대됐다. 연결기준 자본적지출(CAPEX)은 2020년 9조3407억원, 2021년 9조225억원, 2022년 13조2239억원으로 재차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도 13조4176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특히 2021년 미국 수소기업인 플러그 파워(Plug Power), 프랑스 수탁생산(CMO) 기업 이포스케시(Yposkesi) 등을 중심으로 약 2.4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한데 이어, 2022년 이후에도 미국 바이오기업 씨비엠(CBM), 국내 반도체기업 예스파워테크닉스 , 미국 에너지솔루션기업 아톰파워(Atom Power), 미국 소형모듈원자로 설계기업 테라파워(Tera Power), 미국 블루수소 생산기업 8리버스(8Rivers) 등에 대한 지분투자가 지속됐다. 지난해 9월에는 SK이노베이션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3345억원의 비용을 투입했다. 
 
다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외부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SK 역시 그동안의 적극적인 신규 투자에서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전환할 계획이다. 보유 자산에 기반한 재무융통성과 배당금수익 중심의 현금창출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존 일부 투자의 성과 시현을 통한 현금 유입도 예상된다. 
 
하지만 향후에도 신규사업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따른 대규모 자금소요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SK해운, SK실트론, SKE&S 등의 재무적투자자(FI)와 체결한 정산계약(약 1.2조원)으로 인한 재무부담도 내재하고 있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그룹 내 주력사들의 우수한 사업경쟁력과 대외신인도 등에 기반한 SK그룹 지주회사로서의 위상과 투자 및 사업부문의 견고한 이익창출력은 유지될 전망"이라면서도 "향후에도 적극적인 신규 사업 투자에 따른 자금소요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자금 지출 규모와 중장기적인 투자성과와 현금흐름·재무부담 수준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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