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레저부문 인수에…자금부담 커진 조선호텔
사업 부문 연계 통한 VIP 마케팅 등 시너지 확대 기대
1820억원 규모 대형 인수 계획에 차입금 심화 우려도
3분기 말 영업이익 288억원 불과…지속되는 이자부담
공개 2024-02-20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약 1820억원을 투입해 신세계건설의 레저부문을 매입할 예정이다. 신세계건설(034300)의 레저부문 사업은 골프장·아쿠아필드 운영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매입 시 호텔과 골프장을 연계한 사업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인수 금액의 2.6%에 불과한 만큼 향후 자금 조달 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지역적 교집한 적은 호텔·레저…향후 시너지 방안은?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신세계건설의 레저 사업부문 일체를 약 1820억원에 양수받았다. 이번 인수를 통해 호스피탈리티 사업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동과 강남구 역삼동,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일대에서 1277개의 객실과 연회장과 각종부대시설을 보유한 특1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건설의 레저사업 부문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센텀남대 일대에서 운영되는 스파랜드와 코엑스몰 내 TGX 골프아카데를 제외하고 지역적 접점은 없는 상태다. 이를 제외하면 경기도 하남과 고양·안성 등에서 아쿠아필드와 카페 드 아쿠아, 여주시에서 자유CC와 트리니티클럽 등 골프클럽을 운영 중이다.
 
지역적 교집합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향후 호텔과 레저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레저 사업과 호텔을 연계한 VIP 마케팅, 레저 사업장 인근 지역에 위탁운영 방식으로 호텔을 운영하는 방안 등이 그 예다.
 
업체 측은 호텔업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레저 사업에 접목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호스피탈리티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현재 구체적인 사업 전략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는 단계"라면서도 "호텔·리조트 사업과 레저 사업은 서로 연관성이 매우 깊은 만큼, 호텔과 레저를 연계한 VIP 마케팅 등 양 분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종합 호스피탈리티리딩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현금성자산에 금융기관서 추가 자금조달 예정
 
이번 양수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금융기관을 통한 외부 자금 차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신세계건설 레저부문을 양수대금인 1820억원을 고려하면 현재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2022년 말을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47억원 규모로, 양수대금의 2.6%에 불과하다. NICE신용평가 등에서 추산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11억원으로, 지난해 9월 말 7억원으로 약 36.36% 감소했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비용으로도 양수대금을 충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22년 말 영업이익은 222억원으로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는 지불해야 할 금액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영업이익을 금융비용(370억원)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0.6배로,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8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지난해 보다 수익성이 강화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2022년 말 600억원 규모를 기록하던 미상환 사채 역시 지난해 3분기에는 500억원으로 축소됐다. 이자율이 4.55%에 달했던 100억원 규모 사채의 만기가 지난해 2월 도래하면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는 이자율 2.54% 규모의 400억원대 사채, 3.1% 이자율이 적용된 100억원대 사채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사채의 상환일은 모두 오는 10월25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양수대금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금을 추가 차입할 경우 이자부담이 다시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그동안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자체적으로 보유한 자본도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결손금은 지난 2022년 말 34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연도(3334억원)대비 32.7% 증가한 수치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2556억원 규모던 결손금은 매년 약 31.5%씩 확대됐다.
 
결손금이 늘면서 지난 2022년에는 자본총계가 6403억원으로 직전연도(6558억원) 대비 2.36% 줄어들기도 했다. 이에 지난 2022년 말 부채총계에서 자본총계를 나눈 부채비율은 199.68%를 기록했다. 
 
신세계(004170)그룹측은 향후 필요 시 그룹 차원의 다각적인 추가 지원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의 지원의 비경상적인 지원가능성은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신용위험을 완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서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세계그룹은 주력인 유통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계열의 지원능력은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며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그룹 내 지배적 긴밀성, 사업적 연관성 측면의 중요도는 높지 않으나, 지속적으로 유상증자가 이루어지는 등 높은 재무적 긴밀성을 감안 시 계열 차원의 회사에 대한 지원가능성은 보통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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