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조달 분석)①발행 여건 우수한 AA+급, 조달구조 개선 '착착'
여전채 이자율 3% 후반으로 하락…금리 환경 개선 흐름
신용등급 AA+급 카드사 조달구조 안정화 빠르게 진척
공개 2024-02-08 06:00:00
가파르게 올랐던 시장금리가 안정화되고 올해 기준금리 하락까지 거론되면서 신용카드사 채권 발행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사로 수신 기능이 없는 만큼 발행 환경이 자금 조달의 핵심이다. 올해는 높았던 금리가 다시 내려가는 과도기로 평가된다. <IB토마토>는 카드사를 신용등급별로 구분해 조달 현황과 개선 양상,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등급이 AA+등급으로 높고 발행 여건이 우수한 상위권 카드사들은 조달구조가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발행금리 하락은 물론 만기 구조가 3년물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5년물, 7년물 등 다양화되는 모습이다. 자금조달 구성에서 하락세를 보였던 회사채 비중도 다시 상승할 여력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전채 발행금리 하락세…만기 구조 다시 장기화
 
5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삼성카드(029780), KB국민카드 등 신용등급이 AA+급인 카드사의 최근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금리는 3.9%~4.3% 사이에서 형성된다. 지난해는 4%에서 5%까지 넘나들었는데 지난 연말과 올 초 3% 후반까지 내려왔다.
 
기관투자자 자금집행이 재개되는 ‘연초효과’와 함께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사이클 영향이 주효했다. AA+ 카드사들은 지난해 발행금리가 4% 중반에서 오르내리다가 은행채 발행 한도가 폐지됐던 지난해 10월 일시적으로 5%까지 상승한 이후 다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각 사)
 
개별사로는 시장 1위를 달리는 신한카드가 여전채 발행량도 가장 많다. 신한카드는 지난달에만 총 76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를 발행했다. 단순 합산 평균 발행금리는 3.8%로 계산된다. 만기 구조는 1년6개월물부터 3년물, 4년물, 4년6개월물, 5년물, 7년물 등으로 장기화됐으며 물량이 골고루 분배된 것이 특징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공모사채 4700억원을 발행했다. 평균 발행금리는 3.9%다. 채권 만기는 1년6개월물, 1년10개월물, 2년물, 2년6개월물, 3년물, 5년물 등으로 나타난다. 신한카드처럼 3년 초과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만기 구조가 1년 단위에서 2년, 3년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삼성카드는 가장 최근에 발행한 건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제2649회차·제2650회차 공모사채 500억원이다. 금리 4.0%에 만기 2년물과 3년물로 확인된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10월 은행채 이슈 이후 발행금리가 다시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에서는 금리 인하가 늦춰질 수 있다고 했지만 방향성은 사실 정해졌고 시기 문제로 보인다”라면서 “그런 부분이 선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자비용 부담 계속…회사채 비중 늘리기 '과제'
 
올해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된 만큼 여전채 발행금리는 지난해 대비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신용등급 AA+급으로 안정적이고 금융지주 계열인 만큼 조달 환경 개선에 따른 효과와 기대감이 더욱 크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는 삼성카드 역시 긍정적이다.
 
다만 기발행 채권을 차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저금리 시절 발행한 채권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의 금리는 1% 후반에서 2% 중반 수준에서 형성된 것이 많아서다. 2022년 하반기 이후에나 발행한 채권의 금리가 4%를 넘어서고 있다. 그 이전에 발행한 건은 차환 과정에서 이자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각 사 조달비용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신한카드 6291억원 ▲삼성카드 3620억원 ▲KB국민카드 4618억원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3분기까지 누적 비용이 전년도 연간 비용에 달하고 있으며, 삼성카드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리가 앞으로 계속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다시 내려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라면서 “이미 높은 금리에서 발행했던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것이 1년이든 2년이든 그때까지 해당 금리로 계속 조달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조달구조에서 비중이 줄었던 회사채 부문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채 조달 비중은 ▲신한카드 66.7% ▲삼성카드 61.8% ▲KB국민카드 71.6%다. 단기차입금이나 기업어음(CP)을 늘리면서 비중이 떨어졌다. 신한카드의 경우 작년 3분기 일반차입금이 줄면서 회사채 비중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카드 역시 단기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정리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단기차입을 줄이고 회사채 비중을 다시 늘릴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 “회사채 비중이 높아지면 조달구조가 더 안정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AA+급인 상위권 카드사들은 기본적으로 조달금리가 낮아지는 이점을 가져간다”라면서 “신한카드나 KB국민카드는 금융 지주사 소속이기도 하고, 조달구조 측면에서도 개선 여력이 (다른 신용등급 대비) 더욱 높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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