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바이오, 상장 이래 첫 적자…R&D 유동성 확보 필요
대체재 등장으로 매출액 36.77% 감소
올해 탈모치료제 임상 목표했지만 2025년으로 연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68억원에서 72억원으로 감소
공개 2024-01-30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개별인정형 원료를 사용해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제조하는 프롬바이오(377220)가 상장 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프롬바이오는 실적 개선을 위해 마케팅 비용 절감에 집중했지만, 개별인정형 원료를 사용한 건기식 제품이 쏟아지면서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프롬바이오는 올해 활발한 연구개발(R&D) 활동을 통한 신성장 동력 찾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프롬바이오)
 
상장 이래 첫 영업손실 발생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프롬바이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73억원으로 나타났다. 프롬바이오가 2021년 상장한 이래로 발생한 첫 영업손실이다. 프롬바이오 측에 따르면 개별인정형 원료로 사용되는 제품의 대체재가 출시되면서 매출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실제 프롬바이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497억원으로, 직전연도 같은 기간 786억원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36.7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프롬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건기식 시장이 커지면서 많은 경쟁사가 늘어나고 있다 보니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프롬바이오는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 절감을 단행했음에도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 프롬바이오의 지급수수료(판매비와 관리비 대비 비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87억원(32.71%)으로, 직전연도 같은 기간 223억원(30.6%)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줄었다.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판매비와 관리비 대비 비율)도 166억원(22.72%)에서 108억원(18.94%)으로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이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적자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제품 특성상 홈쇼핑, 온라인 등에 활발한 광고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유통 채널 이용으로 인한 판매수수료도 수반된다.
 
R&D 투자 확대도 영업손실 전환에 한 몫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프롬바이오의 연구개발비(율)은 22억원(4.42%)이다. 직전연도 같은 기간 16억원(2.05%)를 투자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액이 줄었음에도 R&D 투자 확대에 나선 것이다.
 
프롬바이오 관계자는 영업손실 전환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대해 "일년에 1개씩은 개별인정형 원료를 등록할 수 있도록 R&D 활동을 진행하면서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있고, 제품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기초라인을 추가로 증설하다보니 비용이 발생하기도 했다"라며 "지난해는 신제품 출시로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일 수 없었지만 올해는 비용을 최소화해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손실에도 신성장동력 발굴 나서
 
프롬바이오는 분기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영업 구조 개편, 과도한 마케팅 비용 절감, 빠른 R&D 성과 도출 등 목표를 발표했다. 이에 '개별인정형 원료'를 통한 건강기능식품 강화를 발판 삼아 탈모치료제에 대한 R&D 활동도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는 '고시형 원료'와 '개별인정형 원료'로 나뉜다. 고시형 원료는 건강식품공전에 등재된 기능성 원료로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개별인정형 원료는 영업자가 해당 원료에 대해 개별적으로 관련 자료를 제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정 받아야지만 해당 원료의 제조 및 판매가 가능하다. 개별인정형 원료가 고시형 원료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해당 원료가 출시된지 6년이 경과하고 관련된 제품이 50종 이상이 나와야 한다. 
 
프롬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인 '개별인정형 원료'를 기반으로 매출을 내왔다. 기존 원료로 생산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신규 개별인정형 원료 찾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 프롬바이오의 주요제품 매출액을 살펴보면 개별인정형 원료로 출시된 제품인 관절연골엔보스웰리아(266억원, 매출 비중 53.52%)와 위건강엔매스틱 (87억원, 17.48%)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프롬바이오는 신규 개별인정형 원료 찾기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FJH-UBS(보스웰리아 추출물), FSD-LS(흑하랑추출물) 등에 대한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또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줄기세포 기반의 탈모치료제(FB2207ST)를 꼽았다. FB2207ST는 지방줄기세포에서 유래된 모유두 유사세포를 활용한 후보물질로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 당초 프롬바이오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임상 진입을 목표했지만 2025년으로 변경됐다. 회사 측은 향후 차바이오텍(085660)과 CDMO 위탁 계약을 체결하면서 세포은행과 세포치료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프롬바이오 관계자는 탈모치료제 임상 진입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대해 "R&D활동을 진행하다 보니 올해 임상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2025년을 목표하고 있다"라며 "유럽에 들여온 지방 유래 줄기세포로 발모 효과를 확인했지만 국내에 있는 지방 유래 줄기세포로 다시 전임상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프롬바이오는 R&D 투자를 늘리기 위한 기초체력 제고가 필요한 상태다. 프롬바이오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73억원 수준이다. 직전연도말 268억원의 유동성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프롬바이오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율)로 22억원(4.42%)을 사용했다. 탄탄한 매출로 영업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던 2021년(15억원, 1.13%)과 2022년(21억원, 2.1%) 전체해에 사용한 연구개발비용을 뛰어넘은 상태다. 통상 전임상 단계에서는 10억원 이상이 발생하고, 임상 1상에 진입할 경우 평균 30억~5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프롬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탈모치료제는 2025년 임상을 목표하고 있다. 유럽에서 받아온 세포의 지방조직을 분리해 발모 효과를 확인했지만 기증자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치료제로 개발이 불가능하고 기증자의 출처가 명확한 세포로 치료제 개발을 위해 치료제 세포은행을 구축 중이다"라며 "당분간 자금 조달 계획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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