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점유율 2배 올린 하나F&I, 지주 비은행이익 '디딤돌'
NPL 시장 성장에 점유율까지 급증
하나금융지주 비은행이익 강화 기여
공개 2024-01-29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에프앤아이가 부실채권(NPL) 시장 점유율을 두배 넘게 끌어올리면서 실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부실채권 회수 기간까지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이익 증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사진=하나금융)
  
커지는 NPL시장…점유율 2배 이상 확대
 
하나에프앤아이가 지난해 3분기 NPL시장에서 점유율을 증가시키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에프앤아이는 지난 1989년에 설립된 후 2013년 NPL투자관리업으로 업종을 변경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하나에프앤아이는 598억원의 이자비용이 들었음에도 이자로 927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특히 총자산순이익률은 지난해 동기 1.9%보다 0.2%p 증가해 2.1%로 올랐다.
 
하나에프앤아이가 올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실채권 시장 확대와 점유율 상승이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시장이 커졌고, 하나에프앤아이는 부실채권 매입을 늘려가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11조5000억원으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2분기의 10조5000억원 대비 1조원 증가했다. 부실여신 중 기업여신이 9조원으로 비중이 가장 크고, 가계여신이 2.3조원, 신용카드채권은 2000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2022년 말 부실채권 잔액이 10조2000억원에서 9개월 사이에 1조3000억원 급증한 것이다.
 
3분기 중 신규 발생 부실채권은 4조3000억원으로 지난 2022년 3분기 신규 부실채권 발생 규모인 2조5000억원 보다 72% 증가했다. 정리실적도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은행권 부실채권 정기실적은 3조30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늘었다. 특히 여신이 정상화되거나 출자전환되는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줄어들었으며 상각과 매각을 통한 정리 실적이 개선됐다. 매각 규모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감소 추이를 보이다 지난해 3분기 2조7000억원에 달해 직전 연도 말 1조7000억원 대비 1조원 증가했다.
 
시장이 커진 만큼 하나에프앤아이도 매입량을 늘렸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하나에프앤아이의 지난해 3분기 은행권 경쟁입찰방식 매각 NPL 매입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1.5%다. 지난 2022년 말 14.4%에서 2배 넘게 증가했다. 매입액을 보면 2022년 말 278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9개월 새 9006억원으로 세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하나에프앤아이의 유동화채권과 투자사채의 규모도 증대됐다. 지난 2022년 말 9328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7887억원으로 91.8%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투자금융자산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22년 말 하나에프앤아이의 투자금융자산은 2185억3800만원에서 지난해 3분기 3767억9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2021년 조직한 기업구조조정(CR)투자 전담팀의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22년 3분기 NPL 투자와 관련 사업 외의 타 부문 비중은 없었으나, 지난해 3분기 CR투자 및 관련사업 부문이 전체의 5.4%를 차지하게 됐다. 하나에프앤아이는 지난 2022년 293억원의 CR투자를 단행했으며, 지난해 9월말까지는 742억원의 투자를 완료했다.
 
지주사 비은행 이익 증대 기여
 
하나에프앤아이는 지난해 부실 채권 매입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룬 만큼 지주의 비은행 이익 증가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에프앤아이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분기순이익은 288억5979만원으로, 전년 동기 264억8497만원 대비 8.2% 성장했다. 지난 2022년 당기순이익인 303억5000만원 돌파도 눈앞에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2조9779억원이다. 이 중 하나은행의 비은행 부분 기여도는 12.8%로, 지난 2016년 이래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비은행 이익 증대를 중요 과제로 꼽고 있는 하나금융 입장에서 하나에프앤아이의 호실적이 반가운 이유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분 기여도가 떨어진 이유는 하나은행의 당기순익 증가에 있다. 하나증권 등 자회사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됐으나, 하나에프앤아이 당기순익 비중은 같은 기간 증가 추이를 보여 지주 순이익의 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모기업인 하나금융의 지원도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이사회가 2216만주, 모집 총액 1493억3456만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해 12월 발행을 마무리했다. 하나에프앤아이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올해 상반기 NPL자산을 매입하는 데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규 NPL 투자는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올해와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로 신규 NPL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신규투자 NPL 자산의 예상 회수기간은 1년6개월에서 3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하나에프앤아이의 경우 시장 규모가 대에 힘입어 투자자산 증대와 함께 순이익도 목표대비 상회해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라며 "올해에도 추가적인 이익 시현이 예상돼 비은행 수익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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