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캐피탈, 단기차입 비중 급증…유동성 부담 커져
유동성차입부채 증가에 단기차입 비율도 20% 이상 늘어
자산·부채 만기구조 일치 필요…거액여신 영향도 부담
공개 2024-01-17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애큐온캐피탈(대표 이중무)이 단기차입 비중이 높아 유동성 관리 부담이 늘고 있다. 단기차입이다 보니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 규모가 커져 유동성 지표 전반이 하락했다. 애큐온캐피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달구조를 장기화하면서 영업자산 측면에서도 만기 일치를 위한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단기차입 비중 대폭 상승…비우호적 조달 환경 영향
 
11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은 단기차입 비중이 지난해 3분기 기준 73.3%에 달한다. 전년도인 2022년 말 51.9% 대비 21.4%p 상승했다. 차입부채 가운데 유동성차입부채가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애큐온캐피탈은 해당 수치가 피어그룹 15개사 평균(60.0%)보다 13.3%p 높다.
 
애큐온캐피탈의 조달구조를 살펴보면 외화 포함 기준 총 차입부채가 2조4995억원이며 회사채 1조8426억원, 차입금 6568억원으로 확인된다. 이 가운데 상환계획 기간이 1년 이내인 유동성차입부채가 1조8311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차입부채 규모가 5181억원 감소할 때 유동성차입부채는 2652억원 증가하면서 단기차입 비중이 크게 올랐다.
 
 
유동성차입부채 내에서도 특히 원화사채 부문이 크게 늘었다.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원화사채가 9050억원에서 1조3425억원으로 커지면서 유동성차입부채 증가에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기업어음(1220억원)과 원화 일반차입금(3666억원)은 1년 내 상환계획 금액이 줄었다. 고금리 시장 환경 속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회사채 조달구조가 점점 단기화된 결과다.
 
애큐온캐피탈 지난해 사채 발행 내역에 따르면 사모사채는 만기가 대다수 3년으로 장기화됐지만 공모사채의 경우 1년 단위가 많다. 그 전년도인 2022년에는 2년물로, 2021년에는 3년물로 주로 발행했는데 기간이 경과하면서 상환 기일이 1년 내로 도래한 영향도 있다.
 
발행금리는 연이자율 분포 가운데 최대치 기준으로 원화사채가 7.9%까지 형성됐다. 기존에 발행했던 건 중 최소치는 2.0% 수준이다. 차입금의 경우 기업어음이 2.4%~5.6%, 원화 일반차입금이 1.8%~8.1%로 나타난다. 이자비용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2701억원이며 사채 부문이 611억원, 차입금 부문이 278억원으로 확인된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사채 이자비용은 비슷하고 차입금 이자는 85억원 증가했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 이후 금리가 빠르게 인상되면서 회사채 발행 여건이 비우호적으로 변했다”라면서 “애큐온캐피탈은 장기채 발행 감소로 단기차입 비중이 늘어나 유동성 관리 부담이 존재한다”라고 평가했다.
 
애큐온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차입부채는 지난 2022년부터 안정성을 확보한 은행차입금을 확대했는데 1년 단위로 연장하는 특성상 단기차입금에 포함된다”라면서 “다만 실질적으로는 차입구조 안정성을 확보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분기에는 3년 만기의 사모사채를 1080억원 발행하는 등 안정적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애큐온캐피탈)
 
자산-부채 만기 관리필요…거액여신 영향도 부담
 
단기차입 기조에 따라 유동성차입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1년 이내 만기도래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100% 아래로 떨어졌다. 해당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92.0%로 2022년 말 104.3% 대비 12.3%p 하락했다. 피어그룹 평균 수치는 104.6% 정도다.
 
1년 이내 만기도래 부채가 1조6458억원에서 1조9047억원으로 증가할 때 1년 이내 만기도래 자산은 1조7169억원에서 1조752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애큐온캐피탈 측에서는 조달구조뿐만 아니라 자산 측면에서 조정으로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개선에 나서고 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본적으로는 장기채로 조달하는 것이 긍정적인데 단기로 가져갈 경우 리파이낸싱(차환)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면서 “다만 조달 환경에서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자산부채관리(ALM) 측면에서 신규 자산(대출채권)도 만기 1년 이내로 매칭시켜서 취급하려는 상황”라고 설명했다.
 
애큐온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고금리 기조 속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다”라며 “이에 대응하고자 자산 측면에서 신규 여신의 만기를 1년 이내로 하고, 차주 신용도 점검 주기를 단기화해 크레딧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업자산 측면에서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기저하 영향으로 영업자산 회수가 지연될 가능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애큐온캐피탈은 거액여신 비중이 높아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애큐온캐피탈의 영업자산은 기업대출(2조2032억원)과 투자유가증권(4988억원) 중심으로 구성된다. 대출채권 내 차주별 50억원 이상의 거액여신 비중이 40% 수준이다. 투자 회수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유동성 측면에서 ALM 부담이 커지게 된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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