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영화산업)②롯데컬처웍스, 잇단 칼바람에도…실적개선 '역부족'
연말까지 세 번째 희망퇴직 단행…'긴축경영' 집중
원가·판매관리비 44% 줄였는데 매출액 65% 감소
영업이익 한 자릿수인데 신종자본증권 이자만 82억
공개 2024-01-15 06:00:00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극장가는 여전히 재무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홈시네마' 문화가 정착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 수 역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장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 CGV는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이자 비용 등으로 인해 재무부담은 심화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긴축 경영에 돌입했고, 메가박스 역시 계열회사로부터 수차례 자금 수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각 사의 재무 리스크 대응 여력을 점검해 보고 향후 회복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롯데컬처웍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세 번째 희망퇴직을 완료했다. 최근 오프라인 영화 산업이 위축되면서 조직슬림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매출액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매출원가와 판매비와관리비를 절반 가량 감축시킨 긴축경영에도 여전히 영업이익률은 0%에 수렴하고 있다. 이에 롯데컬처웍스측은 극장관람경험 차별화와 콘텐츠 유통 전략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진=롯데컬처웍스)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액 2.7% 개선에 그쳐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롯데쇼핑의 영화상영업의 매출액은 39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825억원) 대비 2.72% 증가하는데 그쳤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인해 영화산업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컬처웍스의 실적 개선은 더딘 상황이다.
 
특히 경쟁사인 CJ CGV(079160)가 27.04%의 외형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는 CJ CGV의 경우 해외 사업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외형성장이 급격하게 이뤄졌지만 국내 비중이 높은 롯데컬처웍스의 경우 실적 개선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홈시네마' 문화가 정착되면서 영화산업의 회복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영화진홍회 영환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서 발표한 관객수와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누적 관객수는 1억2514만명을 기록하며 직전연도(1억1281만명) 대비 10.93%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2억2668만명)과 비교하면 49.77%에 불과한 상황이다. 
 
국내 영화산업의 회복이 더딘 데에는 홈시네마 문화 확산과 함께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진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성인 1명 당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 사이인 가격이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롯데컬처웍스는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특화관 전략과 함께 콘텐츠 다양화를 위한 '롯시플', 단독 상영작 '롯시픽', MZ(1980년 이후 출생)세대 고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 경험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롯시커넥트' 등의 프로젝트를 통하여 극장관람경험의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이외에도 콘텐츠 유통 전략 강화를 통해 수익 확대, 드라마 제작 확대를 통한 콘텐츠 매출 비중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원가·판관비, 44% 절감…매출 축소에 '적자' 기록
 
이와 함께 조직슬림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20년에는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의 합을 직전연도(7693억원)대비 44.61%가량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65.54% 이상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롯데컬처웍스의 매출원가 비중은 2020년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되려 48.21%까지 증가했다. 희망퇴직 전이던 2019년 45.88%대비 약 2.3%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두 번째 희망퇴직이 진행된 2021년에는 53.19%로 급증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47.24%로 2019년 보다 낮아졌다. 
 
판매비와관리비 역시 2019년 53.88% 수준에서 2020년 112.16%, 2021년 103.24%로 증가하면서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20년의 경우 희망퇴직으로 인해 급여 및 상여, 복리후생비 등이 직전연도 대비 감소했지만 퇴직급여가 2019년 44억원에서 2020년 7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2021년 43억원, 2022년 31억원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매출원가는 128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9년(3538억원)대비 약 3분의 1에 가까운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매출액이 그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원가부담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액으로만 보면 지난 2021년에1249억원의 매출원가를 지출하는데 그쳤다. 판매비와 관리비 역시 2019년 4155억원, 2020년 2980억원, 2021년 2424억원으로 줄었다. 직원수 역시 영화산업 등을 포함한 롯데쇼핑의 기타 분야 직원 수는 2019년 7341명에서 2022년 4752명으로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시기 누적된 적자와 운전자본 부담 등으로 인해 재무부담도 심화된 상황이다. 2022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3474.6%, 차입금의존도는 78.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컬처웍스는 팬데믹 기간 누적된 부채 부담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 지난 2021년 6월 400억원 규모 제5회 사모 채권형 신종자본증권과 같은해 12월 1000억원, 2022년 300억원 규모 사모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각각 연 고정금리는 4.20%~5.60% 사이로 발행 시점 2년 후부터 2.0%의 스텝업 금리가 적용된다. 이후에는 매년 0.5%가 가산된다.
 
이렇게 발행한 1700억원 가운데 발행 비용을 제외한 금액은 1695억원에 달한다. 2022년 한 해 동안만 299억원을 발행하며 직전연도(1396억원) 대비 21.42% 증가했다. 관련 이자만 82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2년 영업이익(8억원)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이처럼 높은 이자율과 콜옵션 등으로 인해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재무부담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에도 4차례 가량 총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최초금리는 최소 7.6%부터 최대 8.1%로 적용돼, 이자부담은 더욱 심화됐을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지난해 연말 희망퇴직으로 증가했을 퇴직급여 비용도 2023년 사업보고서에 집계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롯데컬처웍스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내부검토 중에 있다"라며 "영업실적 개선과 비용 절감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금리 부담을 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박예진 쉽게 읽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