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K-조선)②한화오션, 저수익성에도 KDDX사업 사활
국내 함정 수익성 낮다는 평가…한 자릿수 초반 수익률
건조 기록 쌓아 향후 방산 수출로 수익성 확보 가능 평가
공개 2024-01-15 06:00:00
한국 조선산업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그동안 침체를 겪었던 조선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선박 가격 상승과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겹치며 앞으로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우려는 존재한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향후 성장 동력 축소, 일손 부족, 경쟁자 중국의 추격 등 조선업계 당면 과제가 상존하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가 과제를 극복하고 앞으로 어떻게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각 사 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오션(042660)이 올해 사업의 무게추를 함정 등 특수선 분야에 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방산사업을 육성하고 있기에 한화오션의 방산 확대는 예정된 미래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올해는 우리 해군의 차기 구축함 사업(KDDX사업) 상세 설계 및 건조 입찰이 예정돼 있다. 총 사업규모가 7조8000억원에 달해 한화오션은 KDDX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방산사업은 수익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조 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방산 수출에 있어도 그동안 방산 실적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한화오션은 KDDX 사업 수주를 바탕으로 해외 방산 수출을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이 건조하는 울산급 배치-III 호위함 모형(사진=한화오션)
 
7.8조원 규모 KDDX 사업함정 수출 교두보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1조9168억원, 영업이익은 7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한화오션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1조1020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낸 바 있어 올해 매출로 일부 연결될 경우 매출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오션은 출범 당시부터 방산 분야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올해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KDDX 사업 중 상세설계 및 건조 단계 입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함정사업은 크게 설계-건조-후속함 건조 단계로 나뉘는데 지난해 설계 단계는 마무리됐다. 이에 올해 구축함 6척 건조에 대한 입찰이 시작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함정 등 방산사업에서 조선소가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함정 건조를 하면 조선소가 한 자릿수 초반의 수익률을 얻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령 1조원을 수주할 경우 조선소가 얻는 영업이익은 500억원이 채 안되는 것이다. 여기에 막대한 설비 유지, 전문 인력 유지에 많은 비용이 들기때문에 방산 사업의 수익성은 규모를 키우지 않는 이상 조선소가 수익을 얻기 어렵다. 다만 지난해부터 방위사업청은 협상에 따른 계약을 통해 낙찰 기업의 이윤을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계약 방식을 변경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KDDX 사업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낮음에도 한화오션 등 조선소들이 향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입찰에 필사적이라 보고 있다. 방산 사업은 함정 건조 이력이 함정 수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을 포함에 그동안 우리 해군이 발주한 잠수함 24척 중 17척을 수주했다. 구축함 역시 1세대 구축함(KDX-I) 3척, 2세대 구축함(KDX-II) 3척, 3세대 구축함(KDX-III) 1척 등 매 세대마다 구축함을 건조한 전력이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4분기부터 한화오션이 방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점이 KDDX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울산급 호위함 배치-III(3세대) 2척 건조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12월에는 1조1020억 규모의 잠수함 수주에도 성공했다.
 
계열사 등 그룹 시너지 통해 특수선 강화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 등 방산 그룹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특수선 시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점은 우선 한화오션의 인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말 한화오션이 일부 인사를 실시했다. 이용욱 특수선사업부장은 인사 변동없이 올해도 특수선사업을 지휘한다. 한화시스템(272210) 방산사업본부장 출신인 이용욱 특수선사업부장은 지난해 한화오션으로 넘어와 특수선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두 회사의 방산사업에 몸담은 인물을 통해 두 회사간 시너지 효과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함정의 핵심인 전투체계를 생산한다. 전투체계는 함정의 지휘 및 무장체계로 함정을 공격하는 발사체 등을 방어하는 등 함정의 두뇌에 해당한다. 관련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한화시스템과의 협업으로 안정적인 부품 확보, 빠른 납기 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두 회사 간 시너지 효과는 한화오션 출범 당시 공정위의 우려를 사기도 했었다. 공정위는 지난해 한화오션 기업 인수 심사 당시 한화시스템의 전투체계가 한화오션에 저렴하게 제공될 경우 전투체계 분야에서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업결합 심사에 신중을 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우려는 공정위가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종결됐지만, 두 기업 간 시너지 효과 발생은 클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줬다.
 
아울러 한화오션도 방산 생산 능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출범 이후 한화오션은 방산 설비 확충에 9000억원을 투자하는데, 이 중 2500억원은 잠수함과 수상함 등 함정 건조 시설 구축에 투입한다. 한화오션은 방산 생산 능력 확충을 통해 2040년 방산 사업 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방산사업 비중은 10%대로 알려졌다. 올해 KDDX 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향후 방산사업 비중은 지난해보다 늘어난다.
 
<IB토마토>는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측에 KDDX 입찰 관련 전략 및 계획 등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