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손해보험, 국내서 벌어 해외로?...과도한 배당 논란
전년도 당기순이익 전액 배당 산정
K-ICS 비율, 배당 탓에 50%p 하락
공개 2024-01-10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외국계 처브(Chubb)그룹 산하 손해보험사인 에이스손해보험(이하 에이스손보)이 당기순이익 전액을 배당금 명목으로 해외에 송금하고 있다. 소형 보험사임에도 올해 1천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배당으로 책정, 지급여력제도 지표도 크게 하락하는 모양새다.  
 
대규모 현금배당…K-ICS 비율은 48%p 하락 
 
5일 수시 경영공시에 따르면 에이스손보는 2023년 사업연도 배당으로 951억원을 책정했다. 전년도 당기순이익인 951억원을 그대로 가져왔다.   
 
에이스손보는 그동안 2022년 336억원, 2020년 441억원, 2019년 508억원 등 배당금액을 당기순이익 그대로 책정했다.  
 
게다가 대규모 배당으로 지급여력제도 지표인 K-ICS 비율도 대폭 떨어지게 됐다. 보유 이익(이익잉여금 5850억원)에서 배당금이 빠져나가면 K-ICS 내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에이스손보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관련 지표를 살펴보면 총자산이 1조977억원, 자기자본이 5697억원으로 확인된다. 지급여력금액은 6023억원, 지급여력기준금액이 1981억원이다. 에이스손보는 K-ICS 비율이 배당 전에 비해 50%포인트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봤다. 
 
 
(사진=에이스손해보험)
 
K-ICS 비율은 보험업법 기준 100%, 금융당국 권고치 기준 15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에이스손보는 금융당국 권고치에 비해 100%포인트 이상 높지만 총자산과 자기자본이 소형 보험사에 속하는 만큼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규모가 작아 K-ICS 비율이 높게 설정되는 면이 있다. K-ICS 수치 보다는 변동폭이 크게 움직였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에이스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에이스손해보험은 법인이 아니고 외국계 보험사의 국내 지점이기 때문에 배당이 아니라 이익송금에 해당한다”면서 “공시한 951억원 결산 배당은 전년도인 2022년 발생한 순이익에 근거한 것으로 K-ICS 비율도 금융감독원 권고 수준을 상회하고 있어서 건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점이라 괜찮다?
 
에이스손해보험은 배당금 산정에 대해 자사가 법인이 아니라 지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법인은 외국 보험사가 국내 법에 따라 보험사를 별도 설립한 경우고, 지점은 외국 모기업의 일부로 별도 회사가 아니다.  
 
회사 측은 “결산 이익송금은 외국환거래법 제9-35조(결산 순이익금의 대외송금)에 의거해 실시된 것”이라며 “지급하는 시점의 지급여력과 보유자산 등을 고려하면서 대외송금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같은 처브 그룹 계열의 라이나생명 역시 그동안 대규모 배당금을 산정해 왔는데 당기순이익 만큼 산정하고 있지는 않다. 에이스손해보험의 경우 지점이라는 명분으로 대규모 배당금(이익송금)을 책정하는 것이다. 지점이 본사에 보내는 이익송금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배당금 성격이 짙다. 처브 그룹은 에이스손해보험 대표이사로 모재경 대표를 선임하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자본시장 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일반적으로 지점도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이익송금이 배당금과 큰 차이는 없을 수 있다”라면서 “이익은 송금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지점에 할당된 운용자금이나 비용 등을 고려해 차감하고 보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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