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투세븐, 만성 적자 패션사업 접었는데도…수익성 '반토막'
2014년 이후 7년째 적자 패션사업 철수했는데 영업이익 50%이상 급감
자국 제품 애용하는 애국소비 '궈차오' 열풍에 궁중비책 직격탄
분유 뚜껑 사업 최종소비자도 중국…분유 등록 지연에 영업 난항
신규 판로 개척과 해외시장 다각화 등으로 내년부터 회복세 기대
공개 2024-01-04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제로투세븐(159580)이 지난해 패션사업을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에 나섰지만, 수익성은 되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수출이 많았던 만큼 경기 침체와 규제 등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못한 결과다. 향후 제로투세븐은 중국 외 해외시장을 다각화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궁중비책이 홍콩에서 열린 뷰티 박람회 ‘코스모프로프 아시아 홍콩 2023’에 참가했다.(사진=제로투세븐)
 
'적자' 패션사업 정리에도 영업이익 '반토막'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제로투세븐의 영업이익은 3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74억원) 대비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지속적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해왔던 패션사업부문을 떼어내고 나서도 영업이익이 급감한 셈이다. 
 
앞서 제로투세븐은 지난해 8월31일 패션 사업을 종료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패션사업 부문 실적은 지난 2013년 이후 꾸준히 영업적자를 기록해왔다.
 
지난 2014년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적자전환한 이후 지난 2021년 말 영업적자는 86억원까지 증가했다. 궁중비책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 85억원 보다도 많은 금액으로, 포장사업을 포함한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패션사업 영업손실이 101억원을 기록했던 2020년에는 6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데 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패션사업을 종료한 이후에도 제로투세븐의 영업이익은 패션사업을 전개하던 지난해와 비교해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유아동 스킨케어 브랜드 궁중비책과 POE(Peel off End) 포장 부문에서 고배를 마시면서다. 현재 제로투세븐의 매출 비중은 궁중비책 66%, 포장사업이 34%로 양분돼 있다. 3분기를 기준으로 지난해 33억원에 달했던 궁중비책의 영업이익은 올해 14억원으로 57.58% 감소, POE 포장 부문 영업이익은 41억원에서 20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중국 소비 둔화와 분유등록 지연에 '직격탄'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는 중국 내 수요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궁중비책은 샴푸·바디워시·로션·선크림 등을 보유한 유아동 전문 화장품 브랜드다. 수출이 전체 판매의 70%로 이뤄져 있다. 주로 판매가 이뤄지는 수출의 경우 대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경기 침체로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자국 제품을 애용하는 애국소비를 뜻하는 궈차오 열풍이 불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포장 사업 역시 약 86%가 수출로 이뤄지고 있어 타격을 받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다논(Danone), 에이투(A2) 등으로 오세 아니아향 매출이 대부분이나 최종 소비자는 중국이다. 최근 중국이 자국산 브랜드의 분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 수입산 분유에 대해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수출업체인 오세아니아 분유사들의 분유등록이 지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영유아 조제분유의 제품 배합 등록 관리 강화를 위해 분유 조제법 등록제를 시행, 올해 갱신기간이 도래했다. 이에 기존 등록을 마친 제품도 분유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재등록이 필요한 상황이다.
 
분유등록으로 인해 제로투세븐의 상반기 기준 POE매출은 145억원에서 134억원으로 7.59% 감소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78억원으로 3개월간 약 44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지난해 동기(239억원) 대비로도 25.52% 줄었다.
 
이에 외형 역시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해 상반기 누적기준 479억원에 이르던 매출액은 올해 동기간 359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패션사업 부문의 매출은 7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중 14.6%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축소된 모습이다. 
 
다만, 제로투세븐 측은 하반기부터 거래처들의 등록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기존 거래선 강화와 신규 거래처 개발을 통해 2024년부터 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지속적인 실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제로투세븐은 해외 시장을 개척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제로투세븐은 전 세계 약 2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궁중비책의 경우 중국 이외에도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포장 사업의 경우 동남아와 중동 등으로 시장을 확대 중이다. 
 
특히 국내 시장이 저출산 국면에 접어들면서 해외시장 개척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여성이 가임 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2013년 1.19명에서 2021년 0.81명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2009년 1조2000억원에서 2015년 2조4000억원, 2020년 약 4조원 규모로 증가 추세지만, 이 역시 일부 기업에 한해 양극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중국 외 동남아 국가 등 해외시장 확장을 위해 홍콩·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 뷰티 박람회에 참가하고 있다"라며 "홍콩의 대표 드럭스토어인 샤샤(SASA)에서 유아동 스킨케어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미얀마·베트남·싱가포르 등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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