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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전자, 자회사 수혈…밑빠진 독에 물붓기되나
자회사 완전자본잠식에 운영자금 지원
10년 이상 적자에 유동성 악화 지속
공개 2023-12-20 17:48:11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삼화전자(011230)공업이 중국 자회사 법인에 유상증자를 단행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자회사가 수년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데다 당기순손실이 지속돼 스스로 회복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더구나 모회사인 삼화전자 역시도 재무상황과 유동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자회사의 자금지원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사진=삼화전자공업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화전자가 청도삼화전자유한공사에 250만달러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운영자금을 추가로 지원해주기 위한 목적이다. 250만달러로 적용환율은 1달러당 1294.7원이다. 원화로는 32억3765만원의 운영자금을 받게 된다. 자산총액의 4.71% 규모다. 청도삼화전자유한공사는 페라이트코어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삼화전자의 100% 자회사로, 지난 2000년 설립됐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만 이번 유증으로 청도삼화전자유한공사가 살아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청도삼화전자유한공사의 3분기 자산은 94억967만원, 부채는 161억6884만원으로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보다 2배 이상 많아 완전자본잠식상태다. 청도삼화전자유한공사의 완전 자본잠식은 한 두해 이야기가 아니다. 청도삼화전자유한공사의 자본 총계는 수 년간 음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9년 –7억4477만원 △2020년 –13억9649만원 △2021년 –47억7124만원으로 악화된데에 이어 지난해 말 자본 총계는 –50억6166만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3분기에도 9개월만에 –67억5917만원으로 악화를 멈추지 못했다. 3분기 순손익도 16억2313만원을 기록했다. 
 
모회사인 삼화전자도 상황이 좋지않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부터 삼화전자공업은 당기순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 대비 악화됐다. 올해 3분기 삼화전자의 매출액은 24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99억원보다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익 규모도 같은 기간 46억원에서 47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부채비율도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말 삼화전자의 부채비율은 231.9%에서 올해 3분기 319.3%까지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본총계로 나눠 기업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기업의 건전성이 우수하다고 판단한다. 삼화전자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대비 악화된 것은 부채총계의 영향보다는 총자본의 영향이다. 삼화전자의 지난해 말 부채는 397억원에서 올해 3분기 396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자본총계도 171억원에서 124억원으로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악화됐다. 유동성도 위태롭다. 총차입금의존도가 지난 2020년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해까지 감소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올해 3분기 9개월만에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삼화전자의 총차입금의존도는 35.5%에서 올해 3분기 43.1%로 올랐다.
 
삼화전자의 악화된 재무상황은 5년만에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실적에도 반영됐다. 지난 7~8일 양일간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된 유상증자 청약이 76.24%의 청약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반공모에서 물량이 채워지기는 했지만 유상증자 소식에 주가가 하락하면서 당초 169억원의 자금을 모집하려는 계획이 틀어져 결과적으로 124억3200만원의 자금을 충당하게 됐다. 모회사도 단기차입금 상환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상황에서 자회사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고자 자충수를 두는 것은 아닌지 회의적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