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실적 부진 끝 보인다…R&D 투자 결실 '눈앞'
3분기 영업이익 75억원에 그쳐…R&D투자 확대 여파
SCD411 연구개발 10년 결실…유럽지역 및 국내 품목 허가 시동
공개 2023-12-22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삼천당제약(000250)이 지금까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실적 악화를 겪어왔지만 결실을 맺는 모습이다. 비용 부담이 늘면서 지난해 코스닥소속부까지 변경됐던 가운데, 올해 안과 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SCD411'이 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구용 인슐린 임상도 준비하고 있어 향후 R&D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천당제약 본사 전경.(사진=삼천당제약)
 
수년간 R&D 투자 확대로 수익성 부진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의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104억원)와 비교해 27.88% 감소한 수치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2019년부터 연구개발비용을 대폭 늘리기 시작하면서 실적 악화를 겪어 왔다.
 
삼천당제약의 연구개발비 추이를 살펴보면 R&D 투자 규모가 급격히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2018년까지 126억원(연구개발비율 7.88%) 수준이던 연구개발비가 2019년 215억원(11.51%)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어 2020년 243억원(14.55%), 2021년 466억원(27.87%), 2022년 359억원(27.89%) 순으로 몸집을 키웠다.
 
탄탄한 수익성을 자랑하던 삼천당제약은 연구개발비가 늘면서 실적 악화를 겪었다. 2019년 영업이익은 252억원을 기록했지만 2020년 55억원까지 줄었다. 이어 연구개발비율이 20%를 돌파하기 시작한 2021년에는 영업손실 153억원이 발생했다. 곧바로 2022년에 영업이익 122억원으로 전환됐지만, 순이익이 기준에 미달하면서 코스닥소속부가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내려오기도 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천당제약은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으로 변경됐던 바 있다. 우량기업부에 충족되기 위해선 최근 3개년 연평균 순이익이 30억원을 넘어야 하지만, 당시 삼천당제약은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실제 삼천당제약의 3개년 순이익을 살펴보면 2019년 105억원, 2020년 -10억원, 2021년 -166억원으로, 평균 -24억원이다. R&D 확대 여파 등으로 수난을 겪었지만 삼천당제약은 R&D에 진심인 모습을 이어갔다.
 
다만, 삼천당제약은 올해 연구개발비로 171억원(연구개발비율 12.21%)을 투자했다. 지난해 동기(203억원, 15.25%)와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SCD411이 품목 허가 신청 단계로 넘어가면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감소라고 설명했다.
 
 
R&D 투자 결실…유럽지역 이어 국내 품목 허가 신청
 
삼천당제약이 수년간 적극적인 R&D 투자를 단행한 끝에 결실을 맺고 있다. 삼천당제약이 주력하던 바이오시밀러 SCD411이 지난달 유럽 5개 지역에 독점 판매권을 부여받은 데 이어 국내 품목허가 신청도 돌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SCD411의 프리필드 시린지(사전 충전 주사제)는 글로벌 최초 품목 허가 신청으로, 업계에서는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CD411은 습성환반변성과 당뇨병성황반부종 적응증을 보유한 안과 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다. 미국제약사 리제네론과 독일제약사 바이엘이 공동개발해 만든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로, 삼천당제약은 2014년부터 개발을 시작해왔다. 2020년부터는 14개 국가 57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고 올해 동등성 입증에 성공했다.
 
SCD411이 임상을 진행하면서 유럽지역과의 구속력 있는 거래 조건(Binding Term Sheet) 논의가 계속 되던 가운데, 이번 임상 결과 발표 이후에 계약이 마무리됐다. 이에 삼천당제약은 독일·스페인·이태리·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총 5개 유럽국가를 대상으로 독점판매권과 공급하게 됐다. 총 계약금은 약 280억원 규모이며, 계약금 및 마스톤에 대한 세부 사항은 계약서에 따라 공개되지 않는다. 삼천당제약은 거래 상대방과 제품 판매일로부터 10년 동안 이익의 50%를 분기별로 정산하기로 했다.
 
여기에 SCD411의 바이알(병)과 프리필드 시린지가 국내 품목 허가 신청에 들어갔다. 삼천당제약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품목허가 신청 후 승인까지 통상 1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캐시카우 제품을 거머쥘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천당제약은 이 기조를 이어 계속해서 R&D 투자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아일리아 고용량의 제형특허를 회피한 제제 개발을 완료했고, 주사제를 경구제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경구용 인슐린 임상 1상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럽지역과의 공급계약에서 공급지역이 축소되고 이익 공유 조건이 변경돼 의문의 시선이 존재한다. 당초 삼천당제약은 15개국을 대상으로 순매출의 50%를 기준으로 이익을 공유하려고 했다. 그러나 최종 계약문에서는 5개국을 대상으로 '이익의 50%'를 공유 받는 것으로 변경됐다. 순매출액에서 이익 기준으로 변경되면서 삼천당제약의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가 이뤄진 것이다.
 
이에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변동사항 없이 순매출과 비슷한 개념의 이익 기준으로 적용되는 게 맞다"라며 "(공급계약 국가에 대해) 주요 조건은 합의가 됐고, 유럽은 국가별로 시장 성격이 다 달라서 세부적인 상호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김혜선 흥미로운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김혜선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