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쿠팡의 수난)③중국계 이커머스업체 상륙…'잠재적 경쟁자' 될까
큐텐 이어 알리·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 활약
중국계 이커머스 국내 이용자수 지난달 약 964만명
와우멤버십·직매입 등으로 점유율 확대 계획
공개 2023-12-15 06:00:00
파죽지세로 성장하던 쿠팡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꺾이면서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0년 94%를 웃돌던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20%대로 하락했다. 최근엔 네이버 뿐 아니라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가격경쟁력을 강점으로 보유한 중국의 3대 쇼핑몰까지 국내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유통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쿠팡의 물류센터 구축 계획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흑자가 물류센터 구축을 미루면서 만들어진 계획된 흑자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IB토마토>는 현재 쿠팡이 봉착한 역경과 향후 전망 등을 분석했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이커머스의 국경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쿠팡으로서는 해외 이커머스 기업과도 경쟁관계에 놓인 셈이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계 기업의 국내 시장 진출뿐 아니라 큐텐 등 싱가포르계 이커머스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사진=연합뉴스)
 
알리익스프레스 이어 테무까지 국내 진출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물품 수입은 47억2471만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수입액은 2012년 7억720만달러에서 2013년 10억4003만달러로 급증한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전자상거래물품 수입은 외국에서 반입되는 전체 물품 중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물품이 특송·국제우편 화물로 반입된 것을 나타낸 수치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이미 31억4321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2020년 37억5376만달러, 2021년 46억5836만달러, 2022년 47억2471만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전자상거래 수출(역직구)은 9억1200만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역직구는 해외 소비자가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형태로,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향후에도 전 세계 전자상거래 매출 규모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케팅 시장 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지난해 약 5조7000억달러 규모를 기록했던 매출 규모는 올해 6조3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해외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가격경쟁력을 강점으로 보유한 중국의 3대 쇼핑몰이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3월 1000억원을 들여 국내에서 크로스보더 사업을 개시했다. 8월을 기준으로 국내 이용자만 500만여명을 확보했다. 지난 10월에는 613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알리는 국내 가입자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안정화된 배송을 위해 물류 창고 개설 등을 검토하는 중이다. 
 
테무와 쉬인도 눈길을 끈다. 테무는 초저가 '갓성비'를 강점으로 보유한 중국 판둬둬의 온라인 쇼핑몰로, 올해 7월 국내에 진출했다. 이후 약 2개월 뒤인 지난 9월 국내 가입자는 약170만명에서 10월 265만명으로 증가했다. 중국의 유니클로를 표방한 쉬인의 월간 사용자는 10월 약 67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3사를 합치면 월간 이용자수는 946만여명에 이른다. 이는 11번가(816만여명)을 앞서는 수치다. 
 
이외에도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한 이커머스 기업 큐텐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인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를 인수하고 자사 물류 거점을 기반으로 크로스보더 사업을 확대 중이다. 3개 이커머스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만 총 4.6%다. 
 
 
'적수' 없는 쿠팡의 중장기적 경쟁자 등장?
 
중국의 초저가 이커머스 기업이 국내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면서 향후 쿠팡의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에는 애경산업(018250), LG생활건강(051900) 등국내 업체 10개를 한국 브랜드관에 입점돼 있다. 향후 입점 업체가 증가할 경우 초저가 제품뿐만 아니라 쿠팡과 겹치는 카테고리가 증가할 수 있다. 쿠팡과 겹치는 항목을 알리에서 지금과 같이 싼값에 판매할 경우 향후 시장 점유율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는 초초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만큼 현재까지 시장이 겹치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알리의 경우 최근 국내 판매자들 입점을 시작하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 안착하게 되면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로선 쿠팡의 적수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 전반적인 업계의 반응이다. 이미 쿠팡이 롯데쇼핑(023530)과 이마트(139480) 등 국내 유통 공룡과 비슷한 수준에 선 만큼, 해외 기업이 쿠팡에 위협이 될 만큼 시장을 점유하기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향후 쿠팡은 로켓배송이 직매입(1P)사업과 풀필먼트서비스(FLC)를 통해 로켓에서 상품 선택의 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활성 고객수와 총 리테일 지출액 모두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 가운데 쿠팡은 쿠팡이츠의 와우 멤버십 할인프로그램도 와우 회원 유치와 멤버십 유치율을 높이는 효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4월 초 쿠팡이츠의 와우 멤버십 할인프로그램 출시 이후 약 반년 만인 11월에 와우 회원이 90% 증가한 바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최근 이뤄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활성고객수와 고객당 지출액 모두에서 아직 상당한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직매입 사업과 풀필먼트서비스를 통해 로켓에서 상품 선택의 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 활성 고객수와 총 리테일 지출액 모두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박예진 쉽게 읽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