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매출 하락에 수익성도 '경고음'…IP 확대 전략 통할까
대표 IP '뮤'·'R2' 부진으로 매출 감소…연구개발비는 확대
서브컬처 게임·자체 IP 등 신작으로 4분기 수익성 개선 집중
공개 2023-12-14 06:00:00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웹젠(069080)이 최근 대표 IP인 '뮤'와 ‘R2’ 실적이 부진하면서 매출 감소와 수익성 하락으로 겹악재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이에 웹젠은 연구개발비 비중을 높여 지식재산권(IP)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매출 및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웹젠은 충분한 현금성자산을 바탕으로 자체 IP 개발에 집중하고 서브컬처 게임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매출 감소했지만, 연구개발비 늘려 신작 IP 확보 총력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웹젠은 최근 3년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늘리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256억원을 기록해 2022년 3분기 누적 1989억원보다 36.85% 감소했다. 웹젠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뮤(MU) 매출이 2022년 3분기 1459억원에서 올해 3분기 743억원으로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웹젠은 2000년대를 풍미했던 ‘뮤’ IP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2001년 말 출시한 ‘뮤 온라인’은 국내를 넘어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웹젠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웹젠은 뮤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뮤 아크엔젤 시리즈, 뮤 오리진 시리즈 등을 매년 출시하며 매출을 확대했다. 다만, 올해는 3분기까지 뮤 IP를 활용한 신작을 내지 않았던 터라 뮤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73%에서 올해 3분기 59%까지 하락했다.
 
두 번째 주요 IP인 R2의 경우 2021년 모바일 버전 R2M을 출시해 2020년 98억원에서 2021년 613억원으로 매출이 6배 이상 늘었다. 올해로 출시 3년째에 접어들면서 실적은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R2 IP 관련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323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281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회사 측은 엔씨소프트(036570)의 리니지M과 저작권 분쟁 때문에 매출이 감소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주요 매출원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웹젠은 연구개발비에 적극 투자하며 IP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에 2020년 88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2021년 108억원, 2022년 166억원으로 증가했다. 웹젠은 2021년보다 2022년 매출이 1921억원에서 1715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1년 3.80%에서 2022년 6.09%로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139억원을 기록해 매출 대비 비중은 11.10%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 120억원(6%)보다 2배가량 비중을 높인 것이다.
 
또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000억원을 넘어 당분간 신작 개발에 투입한 자금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현금성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780억원과 단기금융상품 2528억원을 합쳐서 총 33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2578억원보다 28.32% 늘어난 것이다.
 
뮤 모나크 (사진=웹젠)
 
서브컬처 게임·자체 IP로 수익성 하락 대응 가능할지 관심
 
웹젠이 신작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매출 감소로 인해 떨어진 수익성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36.81%에서 2022년 34.28%로 감소했고, 올 3분기에는 24.89%까지 떨어졌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업비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올 3분기 영업비용에서 급여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지급수수료다. 올 3분기 영업비용은 303억원인데 지급수수료는 3분의 1에 달하는 100억원에 육박했다. 
 
웹젠의 지급수수료가 높은 것은 구글플레이 등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유통하는 수수료뿐만 아니라 퍼블리싱을 하면서 게임 개발사에 주는 비용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웹젠은 중국 게임 개발사 천마신공으로부터 올 3분기 ‘뮤’ IP를 활용한 로열티매출을 57억원 받았는데, 동시에 천마신공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게임의 지급수수료는 로열티의 57.89%에 달하는 3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지난해 3분기 천마신공으로부터 받는 로열티 매출은 82억원인데 비해, 웹젠이 천마신공에 내는 지급수수료는 110억원으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웹젠은 뮤 IP를 기반으로 천마신공이 개발한 ‘전민기적’의 한국어 버전 ‘뮤 오리진’ 등을 국내로 역수입하고 있다.
 
웹젠이 올 하반기 출시한 서브컬처 장르 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와 ‘라그나돌’도 퍼블리싱한 게임이다. 이에 웹젠은 자체 IP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2023 지스타’에서는 자회사 웹젠노바에서 개발한 자체 IP인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TERBIS)’를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수집형 역할수행(RPG)게임 '테르비스'는 2024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웹젠이 올해 들어 서브컬처 장르를 중심으로 신작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뮤 IP는 여전히 막강한 전력이 될 전망이다. 지난 10월 19일 국내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모바일게임 ‘뮤 모나크(MU Monarch)’는 30일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했다. 11월 말부터는 중국에서도 ‘뮤 레전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덕분에 4분기부터는 웹젠이 다시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웹젠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가 국내에서 매출 비중이 높지만 서브 컬처 장르가 그에 못지않게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자체 IP를 꾸준히 확보해가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