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제약, 좀비기업 위기 벗어났지만…실적 부진에 '노심초사'
3분기 이자보상배율 2.88배 달성…이자비용 자본화 효과
영업이익 악화하면서 위기 상황…유동성 악화에 외부자금 조달
베트남 CDMO공장 가동 등 실적 개선 방법 절실한 상황
공개 2023-12-08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삼일제약(000520)이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났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모습이다. 차입 원가 자본화가 발생하면서 이자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해 이자보상배율은 개선됐지만, 영업이익이 줄면서 영업으로 현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유동성 악화로 인해 올해 외부 자금을 조달 받으면서 추가적인 이자비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일제약 베트남 공장 전경.(사진=삼일제약)
 
이자보상배율 2.88배, 좀비기업 그늘 벗어나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일제약의 올해 3분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2.88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이자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1 이하일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말한다.
 
삼일제약은 지난 2021년 이자보상배율 0.06, 바로 다음해인 2022년 0.94에 그치면서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한 바 있다. 이자보상배율 1 이하가 3년간 계속될 경우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불린다. 삼일제약은 올해까지 이자보상배율 1을 넘지 못한다면 좀비기업 꼬리표를 달 수 있는 상황에서 3분기에 이자보상배율이 2.88로 개선돼 위기에서 벗어났다.
 
실제 삼일제약의 올해 3분기 기준 이자비용은 34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64억원)와 비교해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제약의 베트남 공장은 현재 CMO공장 준공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자비용의 자산화가 발생한 것이다. 통상 건물을 취득할 때 발생하는 이자비용은 불가피한 비용으로 판단하며 건물의 취득 원가로 포함하는 '차입 원가의 자산화' 과정을 거친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이자비용 감소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대해 "(연결로 봤을 때) 베트남 공장에 들어간 이자비용이 자산화로 분개되면서 별도기준보다 감소된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일제약이 좀비기업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영업이익 확대가 필요하지만 올해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일제약의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3억원)와 비교해 23.26% 감소했다.
 
이자보상배율 1을 하회하던 2021년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은 각각 3억9974만원, 62억원이며 2022년은 각각 40억원, 43억원이다.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 폭이 커지면서 이자보상배율이 악화됐던 것이다. 올해는 채무 상환 등으로 이자비용이 34억원 수준까지 감소했지만, 수익성 개선을 통한 외부자금 최소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동성 악화에 외부 자금 조달 나서…베트남 공장 가동 언제쯤
 
여기에 삼일제약은 유동성 악화로 새로운 외부 자금을 조달하면서 추가적인 이자비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전환되면서 유동성 방어 능력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삼일제약의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파생상품평가자산 포함)은 36억원으로, 연구개발비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유동성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삼일제약은 올해 1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올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96억원으로 완화됐다.
 
그러나 내년 8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제16회차 CB의 잔액은 72억원이다. 여기에 올해 단기차입금 및 장기차입금으로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상태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6회차 CB) 상환 비용 자체는 올해 8월 150억원 가량의 P-CBO(채권담보부증권)를 발행했기 때문에 충분히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삼일제약은 자체 자금 조달을 통한 유동성 제고가 필요한 상황에서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으로 364억원의 현금이 유입됐지만 올해는 112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구체적으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에서 기타채무를 상환하면서 169억원의 현금이 유출된 영향이 가장 컸다. 채무 상환으로 이자비용은 축소되는 효과를 봤지만, 유동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어 재고자산이 증가하면서 73억원, 퇴직금지급으로 인한 4억6215만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이에 삼일제약은 수익성 확대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삼일제약은 지난해 위탁 개발 및 생산(CDMO)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베트남 공장을 설립하면서 이를 통한 매출 확대가 절실하다. 현재 베트남 CDMO 공장은 기계적 준공은 완료했으며 우수의약품 품질관리(GMP) 승인을 획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CDMO 공장의 경우 GMP승인이 있어야지만 실질적인 가동이 가능하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CDMO사업을 통한 수익성 개선 시점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현재 CMO 공장의 준공을 위해 GMP 승인을 획득해야 한다"라며 "내년말쯤에는 KGMP, 25년 이후에는 CGMP나 EUGMP 승인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수주나 계약 등을 연결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김혜선 흥미로운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김혜선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