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생색내기용 '주가부양책'에 하락장 방어 실패
배당성향 35% 확대에도 주가는 4일 연속 하락
지난해까지 이미 35% 수준 유지하고 있어
실적 개선으로 배당금 총액 규모 확대 계획
공개 2023-12-05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을 향후 35%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을 방어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까지 35%에 가까운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어 '생색내기용' 주주가치 제고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4조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에도 불구하고, 과거 대비 배당성향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지 않아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모레퍼시픽)
 
배당성향 35% 수준으로 확대…이미 지난해까지 34.9% 유지 중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이날 종가는 12만8000원으로 지난 10일 14만원대가 무너진지 20여일 만인 30일 13만원선이 무너졌지만,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 아모레퍼시픽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회계연도 결산 기준으로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연도별 배당성향 35%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배당정책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공시일 종가(13만2900원)로부터 3일간 주가가 3.69%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서 2020년 배당성향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의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공시 내용에 따르면 2020년 대비 배당성향을 약 5%포인트를 더 높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업황 악화로 인해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등이 실적이 약화되면서, 배당성향 확대에도 불구하고 배당총액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지배기업소유주지분은 2020년 351억원에서 2021년 1937억원으로 증가한 이후 지난해 1345억원으로 30.56% 감소했다. 지배기업소유주지분이란 지배기업의 순이익 등을 포함한 값으로, 이 중 배당성향만큼을 현금배당하게 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배기업소유주지분이 줄어든 만큼 현금배당금 총액 역시 2020년 549억원, 2021년 676억원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470억원으로 30.47% 줄었다.
 
이 가운데 지난 2021년부터는 배당성향을 34.9%로 유지해 오고 있어 사실상 상향조정이 아닌 '현상 유지'에 불과한 실정이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1월 배당성향을 30%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이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4.9%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는 지난 2020년 배당성향이 156.1%였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다만 2019년 대비로는 6.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업체 측은 이미 2020년 1월 배당성향을 30%로 확대하겠다고 공시한 후 35% 수준으로 이를 지키고 있으며, 향후 3개년 동안 이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으로 이번 배당정책을 공시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순이익 증가로 배당금 규모는 확대…실적개선 통해 배당 재원 마련 계획
 
아모레퍼시픽이 중기계획을 발표하기 이전인 2019년 현금배당 총액은 686억원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뒤인 2021년 676억원, 2022년 470억원으로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019년 2238억원, 2020년 219억원, 2021년 1809억원, 2022년 1293억원으로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올해는 당기순이익이 소폭 증가하면서 배당금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기준 연결 당기순이익은 1356억원으로 지난해(1047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같은기간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역시 1108억원에서 1374억원으로 24.01% 늘었다. 35%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 시 올해 3분기 누계 기준으로 배당 규모는 481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3분기 34.9%로 배당금을 계산한 값인 387억원 대비 약 100억원 정도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비중국 비중 확대와 코스알엑스를 인수하면서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하나증권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비중국 사업 비중이 올해 25% 수준에서 2024년 31%, 2025년 36%로 확대될 것으로 바라봤다. 또한 내년도 영업이익이 4000억원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전망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아모레퍼시픽의 내년도 지배주주순이익 359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3% 성장할 전망"이라며 "코스알엑스 자회사 편입 효과를 받아 증익 모멘텀이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실적과 별개로 이익잉여금이 4조원을 돌파하는 등 충분한 배당 여력이 있음에도 배당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2019년 말 3조8738억원에 불과하던 이익잉여금은 올해 3분기 말 4조953억원으로 증가했다. 
 
업체 측은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배당총액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실적 개선을 통해 배당금을 늘려가겠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2020년과 비교하면 배당성향을 5% 확대한 것이며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35%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단기적으로 당기순이익 개선을 위해서 주요 브랜드의 리브랜딩, 서구 시장 진출 강화 등 회사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중장기적 비즈니스 개선을 위해서 당기순이익도 늘리고 배당총액도 늘릴 수 있는 구조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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