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에이엘, 소액주주 결집하는데…주주가치 제고안 '오리무중'
대표이사 구속에 주주 신뢰 바닥…소액주주들은 지분 공동 보유 협약 맺어
실적 확대로 주주가치 제고 필요한 상황…철도 가공 사업 매출 증가 기대감
공개 2023-12-01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알루미늄판 제조사 대호에이엘(069460)이 최대주주 비즈알파와 소액주주가 각자 지분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최대주주와 소액주주 사이의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결집은 최근 대표이사 구속, 연이은 CB(전환사채) 상장으로 주주가치 훼손에 따른 것이다. 이에 최대주주가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호에이엘 대구 본사 전경(사진=대호에이엘)
 
1년 사이 2번이나 바뀐 최대주주…소액주주들은 ‘결집’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호에이엘은 지난 8월 비덴트에서 비즈알파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지난해 8월 비덴트가 대호하이텍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후 소액주주들과 지속적 마찰을 일으키다 결국 백기를 든 것이 원인이다.
 
새로운 최대주주인 비즈알파는 비덴트가 추진하던 2차전지 사업을 접고 알루미늄 코일 등 대호에이엘의 기존 주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김언중 대표가 구속되면서 경영 방침에 먹구름이 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언중 대표는 영풍제지(006740) 주가폭락 사태에 연루되어 구속됐다.
 
불안한 경영 상황이 발생하자 소액주주들이 결집하고 있다. 대호에이엘 소액주주 21인은 지난 10월24일 지분 공동보유협약을 맺어 앞으로 1년간 공동행동에 나선다. 이들이 확보한 지분은 의결권이 있는 대호에이엘 전체 지분(6626만5033주)의 7.59%(503만688주)다. 소액주주들은 경영권에 영향을 행사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고 밝혔다.
 
비즈알파도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특수관계인을 앞세운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비즈알파의 지분율은 당초 10.87%(700만1주)에서 지난달 18일 6.69%(지분율 443만1주)로 낮아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즈알파는 담보계약 만기(지난달 10월20일)을 앞둔 17일 대호에이엘 주가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가 원인이다.
 
이에 비즈알파는 자신의 최대주주인 김석진씨와 함께 지분 확보에 나섰다. 김석진씨는 지난달 6일 지분율 0.25%(16만4500주)를 확보해 처음으로 대호에이엘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매수와 매도를 거듭, 지난 23일 기준 지분율을 7.39%(490만주)까지 늘렸다. 지난 23일 기준 김석진씨와 비즈알파가 확보한 지분율은 14.08%(933만1주)로 높아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양 측이 지분을 결집이 향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비덴트 시절부터 최대주주 중심의 경영에 불만이 높았던 데다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김언중 대표의 구속으로 경영정상화 문제 및 기업가치 제고 등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약한 주주가치 제고 방법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도 배당, 주가 부양 등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호에이엘은 대표이사의 유고로 마땅한 주주가치 제고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대호에이엘은 배당 외 별다른 주주 환원책이 없는 데다 CB 상장 이후 주가 급락으로 소액주주들의 성토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대호에이엘의 17회 및 18회 전환사채 물량이 8월부터 10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상장한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해당 물량은 17회 CB 전량인 227만7904주(전환가액 30억원)과 18회 CB 일부인 208만2718주(전환가액 28억2천만원)이다. 대호에이엘은 공시를 통해 CB 상장이 있었다고 밝혔다.
 
 
금속업계에서는 최대주주 측이 실적 호조외에도 주주 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대호에이엘이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결정 철회, CB 상장 등이 주주 가치에 급격한 변동성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CB상장 자제, 자사주 매입 등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호에이엘의 재무구조가 탄탄한만큼 기업가치 부양을 위한 체력도 충분하다. 올해 3분기 대호에이엘의 부채비율은 56.5%, 순차입금비율은 9.3%로 안정적이다.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96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표이사 유고로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대호에이엘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소액주주 측과 접촉을 통해 주주 권리 회복에 대한 대응을 했다”면서도 어떤 대응을 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이어 대호에이엘 측은 “소액주주 측의 요구에 대해 잘 대응했고 이후 추가적으로 (소액주주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은 더 없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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