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오너3세 등판)②일동제약, 윤웅섭의 부진 타개책 효과 볼까
윤웅섭 부회장 승진 후 R&D 비용 1천억원대 돌파…매출 확대에도 수익성 악화
구조조정에 R&D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 출범까지…자회사가 직접 외부 투자 유치
공개 2023-11-24 06:00:00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세대교체라는 말이 화두에 올랐다. 전통적인 구조로 사업을 영위하던 제약회사들은 오너 3세 경영에 돌입하면서 신사업 추진, 체질 개선 등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경영 세대교체 닻을 올리고 적극적인 변화에 나선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일궈낸 경영 성과 및 상황 등을 중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일동제약(249420)의 오너 3세인 윤웅섭 부회장이 올해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윤 부회장이 신약개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이래로 일동제약은 연구개발(R&D)에 1000억원대 비용을 투입하면서 실적 악화를 겪어 왔다. 이에 구조조정, R&D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 출범 등을 단행하면서 수익성 개선과 신약개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작업 중인 것이다. 특히 유노비아 출범으로 R&D 비용을 외부에서 조달할 수 있게 돼 일동제약은 R&D 비용 재투자를 통한 자체 실적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일동제약 전경.(사진=일동제약)
 
윤 부회장 승진 이후 R&D비용 1000억원대 기록…매출 증가에도 영업손실 지속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올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은 511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66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후로 이어지는 손실이 개선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일동제약의 윤 부회장이 R&D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투입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 부회장은 윤원영 회장의 장남으로 2014년 일동제약의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21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지휘에 나섰다. 이후 윤 부회장은 R&D 비용을 대폭 늘렸고 이에 일동제약의 재무구조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 일동제약의 R&D 비용을 살펴보면 2019년 574억원(연구개발비율 11.1%) 수준을 투자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2020년 786억원(14%)으로 늘었고, 이어 2021년(1082억원, 19.3%)부터 2022년(1251억원, 19.7%)까지 연구개발비가 1000억원을 넘었다. 올해 3분기까지 849억원(18.9%)을 투자한 상황이다.
 
유사기업들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높은 R&D 비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동제약의 3분기말 보고서에 따르면 유사기업의 연구개발 비율은 대웅제약(16.82%), 한미약품(12.8%), 녹십자(12.2%), 유한양행(9.5%), 종근당(8.81%), 광동제약(1.8%) 순으로, 일동제약이 연구개발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
 
특히 일동제약은 꾸준한 매출 상승 폭을 보였음에도 R&D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실제 2020년 매출액 5618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했지만, 바로 다음해인 2021년에는 비슷한 규모의 매출(5601억원)을 달성했음에도 영업손실(55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매출액 6377억원, 영업손실 735억원)도 영업손실은 지속됐다.
 
 
구조조정에 R&D자회사 설립까지…실적 개선과 R&D 두마리 토끼 기대
 
이에 윤 부회장은 경영쇄신과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에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 데 이어 올해 R&D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했다.
 
실적 악화가 계속되면서 올해 5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영업손실이 계속되자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이다. 이에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임원 20%이상을 감원하고 임원의 급여 20%를 반납하게 했다. 여기에 3분기말 보고서를 살펴보면 종업원 수는 총 1166명으로, 전년 동기(1411명)와 비교해 245명 줄었다. 같은 기간 급여도 875억원에서 857억원으로 2.1% 감소했다.
 
그럼에도 적자 폭이 줄지 않은 상황에서 일동제약은 R&D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했다. 일동제약의 R&D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며 100% 자회사 형식으로 출범했다. 일동제약이 직접 외부 자금을 끌어와 R&D에 투자하는 것보다 전문 자회사를 만들어 R&D를 전담시키는 것이 자금 유치에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통상 물적분할로 회사가 설립되면 사업부로 있을 때보다 재무적투자자(FI),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자금 유치가 용이하다.
 
일동제약 측은 유노비아를 통해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계획으로, 목표 자금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면 자체 수익의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 510억원에서 연구개발비 841억원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흑자를 달성할 수 있다.
 
아울러 일동제약은 그동안 R&D 투자에 사용했던 자금을 R&D 이외 수익성 개선에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올해 3분기말 기준 일동제약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046억원이다. 지난해 동기(1188억원)와 비교하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R&D 직접 투자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자금 활용이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기존 의약품 사업에 주력한 수익성 개선도 준비 중이다. 이번 CB 발행으로 원재료 매입 등 회사 운영 자금을 조달하면서 기존 의약품 사업에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노비아를 통해 제대로 된 수익성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유노비아가 R&D 활동을 맡으면서 파이프라인에 대해 외부로부터 투자 유치를 하거나 기술이전 등을 통한 수익창출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김혜선 흥미로운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김혜선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