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기 시급한 이큐셀, 웅진 품에 안길까
부족한 현금성자산…재무적 투자자와 협력 가능성 확대
인수 시 씽크빅·북센 다음으로 매출 비중 높은 사업 전망
공개 2023-11-24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웅진(016880)이큐셀(160600)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성공적으로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큐셀은 최근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인해 상장폐지 심의 대상에 오르면서 새 주인 찾기가 시급해졌다. 상황이 긴박한 만큼 웅진의 이큐셀 인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사진=웅진씽크빅)
 
웅진, 현금 및 현금성자산 572억원 보유…재무적 투자자(FI)와 협력 전망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웅진이 이큐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웅진은 2차 전지 배터리 패키지 공정 자동화장비 기술 등을 보유한 이큐셀을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가치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큐셀의 매각가를 800억원에서 1000억원 사이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인수 대상은 이큐셀 지분 86.65%로, 이화그룹의 계열사 이아이디(75.36%)와 이화전기공업(11.29%)이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큐셀은 개선기간 만료일인 12월7일까지 새 주인을 찾고, 상장폐지 요소인 오너리스크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웅진과 세부 협상을 마무리한 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빠르게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이큐셀은 2020년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올해 4월 말까지 개선기간이 주어졌지만, 김 전 이화그룹 대표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큐셀은 다시 상장폐지 심의 대상에 올랐다. 이에 개선기간 역시 다음달 7일까지 연장됐다. 연장일을 기점으로 15일 이후인 다음달 말일까지 개선계획과 이행내역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상황이 긴박한 만큼 가격 흥정 측면에서도 웅진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이큐셀의 상장폐지가 심의 의결된 상황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없는 수준의 가치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인 점도 웅진이 이번 인수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문제는 3분기 말 기준 웅진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72억원에 불과해 매각가를 낮추더라도 재무적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9월 말 기준 웅진의 자산 총계는 1조734억원, 자본총계는 227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기자본 대비 대규모로 진행되는 인수다.
 
이에 웅진이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인수를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FI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할 때 부족한 자금을 지원해주고, 인수된 기업의 경영이 정상화되거나 개발 사업 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배당금이나 원리금 형태로 수익을 얻는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경영권은 웅진이 온전히 갖게 되는 구조다.
 
케미칼·태양광 이어 2차전지 도전…내년 초 마무리 예상
 
그동안 웅진은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웅진케미칼과 웅진에너지 등이 그 예다. 하지만 웅진은 지난 2012년 9월26일 회생절차개시 결정 이후 회생채무에 대한 변제재원 마련을 위해 코웨이와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지분전량을 매각했다. 웅진에너지 역시 지난 2022년 7월26일 회생절차폐지 및 파산선고된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는 웅진의 연결기준 매출액도 역성장 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액은 올해 766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7903억원) 대비 약 3.0%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355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존 학습지 사업 등의 업황은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웅진씽크빅(095720)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재차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21년 62.82%에 이르던 매출 비중은 2022년 61.60%에서 올해 3분기 말 60.57%로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사업가치 제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큐셀은 2차전지·반도체 등의 생산에 필요한 핵심 장비 개발, 설치 및 유지보수를 영위하는 기업으로 향후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실제로 이큐셀의 매출액은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79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134억원)대비 약 6배 가량 증가했다. 영업손실 역시 같은기간 33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었다. 웅진씽크빅의 3분기 누계 매출액 5236억원과 비교하면 15.15%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인수 시에는 계열사 중 웅진북센(1391억원) 다음으로 비중이 큰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최근 이화그룹의 오너 리스크 해결을 위해 이큐셀은 이달 말이나 내년 초쯤으로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박예진 쉽게 읽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