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현금 부족에도 코스알엑스 인수…효과 있을까
7551억원 투입해 자회사 편입…자금 차입 가능성 상존
매출 90% 해외서 발생…고전하는 해외 시장 보완책
공개 2023-11-20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아모레퍼시픽(090430)이 북미 시장에서 고전 중인 가운데 최근 코스알엑스 지분 추가 인수에 나섰다. 코스알엑스는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90%에 달하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이다. 인수 효과로 아모레퍼시픽의 외형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인수 규모가 큰 만큼 재무상태가 약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금성자산 5887억원 규모인데 인수금액은 7551억원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7551억원을 들여 코스알엑스 주식 28만8000주(지분 93.20%)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금융기관 예치금 포함) 5887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2024년 6080억원, 2025년 1471억원 등 2년에 걸쳐 대금을 나눠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1차 거래금액 역시 현재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상회하고 있어 외부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3분기 말 기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도 2414억원 규모에 달한다.
 
단기차입금 상환과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거래 시 필요한 금액을 합치면 약 9965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업체 측은 인수 비용은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현금을 주로 활용하되, 일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글리세린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고정비 부담 증대 등으로 아모레퍼시픽 수익성은 재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21년 3434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142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누계 기준으로도 875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치면서 지난해 1573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번 인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7000억원대 대규모 인수인 만큼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와 약화된 수익성 개선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다. 다만,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 21.2%, 총차입금의존도 6.1%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코스알엑스를 인수하면서 연결기준 매출액 등 실적면에서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이나 무차입상태였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전 보다는 지표가 저하될 수 있겠지만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알엑스, 지난해 매출액 2배 '껑충'…글로벌 공략 속도
 
앞서 2021년에도 아모레퍼시픽은 1800억원을 투입해 코스알엑스의 지분 38.4%(19만2000주)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에 거래되는 지분은 잔여지분 57.6%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한 것이다. 인수 당시 콜옵션 외에도 매도인이 제3자에게 코스알엑스의 지분을 매도할 수 있는 공동매도권, 매수인의 보유주식과 매도인의 보유주식을 함께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동반 매각요구권 등의 옵션이 함께 제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모레퍼시픽이 콜옵션을 행사한데에는 코스알엑스의 높은 매출성장률 등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알엑스는 지분 인수가 있었던 2021년 매출액 1233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2044억원으로 약 2배에 달하는 고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1902억원의 매출과 7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액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 코스알엑스는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 개 국가에 진출한 상태로 지난해 매출액의 약 1840억원 정도를 해외로부터 벌어들였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해외로부터 얻는 매출액 1조4935억원과 비교하면 12.32%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코스알엑스가 보유한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에 대한 이해도와 아마존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역량, 북미 시장 경쟁력 등이 향후 아모레퍼시픽의 MZ세대, 디지털, 북미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추가 인수 확보로 코스알엑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차 거래대금 지급일인 내년도 4월30일 이후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2021년 9월 지분 투자 이후 양사 간 협업을 통해 동반 성장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고 코스알엑스의 브랜드, 마케팅, 채널 경쟁력 및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인수를 결정했다"라며 "향후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코스알엑스와 다각적인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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