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라이브시티, 공사 재개 기대감…사업회사 '자본잠식' 해결되나
10년 만에 PF 조정위 개최…사실상 '조정대상자' 선정
경기도 사업협약 재조정·전기 공급 문제 해결 '첩첩산중'
'완전자본잠식' 빠진 CJ 라이브시티…ENM에 연쇄 부담
공개 2023-11-08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국토교통부가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에 대한 조정에 나서면서 수년간 진전을 보지 못한 CJ(001040) ENM의 라이브시티 사업이 끝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CJ ENM이 라이브시티 사업을 위해 신설한 'CJ라이브시티'가 현재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어 사업 완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진=CJ)
 
국토부, CJ라이브시티 조정 여부·방향성 검토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전날 열린 PF 조정위 1차 실무위원회를 열고 CJ 라이브시티를 포함한 15개 사업에 대한 조정 여부와 조정 방향을 검토했다. CJ ENM 측은 사업기간 연장 및 지체상금 면제, 일부 사업부지 계약해제, 용적률 등 부지 여건개선 등을 조정 요청 사항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정위원회는 10년 만에 진행되는 것으로, 이번 1차 실무회에서는 조정 가능성 사업과 추진 시급성을 고려해 고양시 소재 대형 도시개발 사업과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등 15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국토부 측은 지속적으로 조정신청을 받아 건설투자 민관합동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1차 실무위 선정만으로도 사실상 조정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정대상으로 선정되면 답보상태에 놓였던 라이브시티사업도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CJ 라이브시티는 경기도와 사업협약을 두고 재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다면 사업협약 문제도 접점을 찾을 전망이다.
 
CJ라이브시티 사업은 경기도가 고양시의 옛 한류월드 부지 개발을 위해 추진한 'K컬처밸리 조성 공모 사업'에 CJ(001040)그룹이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CJ ENM은 2015년 자회사 CJ라이브시티를 설립했다. 라이브시티는 아레나와 상업·숙박·업무·관광시설 등 부대시설 건설이 목표다. 총 사업비는 1조8000억원 규모로, 개장 후 10년간 약 30조원의 경제 파급 효과와 20만명의 일자리와 매년 1조7000억원 이상의 소비 파급 등 막대한 낙수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2015년 말부터 사업이 시작됐지만 난항이 이어지면서 7년째 답보상태에 놓였다. 지난 2021년 10월 말부터 착공을 시작하는 듯했지만, 그마저도 금리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공사비 재산정 문제로 올해 4월부터 반년 이상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현재 아레나 공사를 맡은 한화 건설부문과의 공사비 재협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경기도와 갈등에 이어 전기 문제까지 '첩첩산중'
 
하지만 이번엔 지자체와의 문제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경기도 측은 CJ라이브시티 측이 요구한 일부 사업부지 계약 해제, 용적률 완화 등 부지 여건 개선 등에 대해 무리한 조정으로 인한 공정성 훼손 등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라이브시티 측은 경기도와 사업 협약을 맺은 내용 일부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사업이 표류하면서 비슷한 콘셉트를 차용한 경쟁에서 밀릴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남시도 미사섬 90만㎡ 부지에 민간자본을 활용해 대형 K-팝 공연장과 영화촬영 스튜디오, 영상문화 복합단지, 테마파크 등을 건립하는 대단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29년까지 CJ라이브시티에 들어설 상업·숙박·업무·관광시설에 사용되는 전력 공급이 끊길 예정이라는 공문을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받는 등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CJ라이브시티 측은 각종 인허가 지체, 사업부지 환경 개선 조치 지연, 건설경기 악화 등 외부환경에 의한 어려움이 중첩되며 민간 사업자의 자력으로는 감내하기 힘든 불가항력적 장애 요인이 발생함에 따라 '민관합동 PF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상황이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국토부가 10년 만에 조정위를 열고 빠르고 적극적으로 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사업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사실상 조정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라고 들었다"라면서 "민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조정위에 조정을 신청했으며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을 다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고정비 부담과 적자 누적에 '완전자본잠식' 수렁
 
그동안 CJ라이브시티는 사업 지연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과 2020년 사업계획변경에 따른 유형자산폐기손실(402억5000만원) 등의 비용으로 인해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돼 왔다. 이에 CJ라이브시티 재무구조는 지속 악화됐다. 결국 지난해 말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공사 재개를 통한 사업 본격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차입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총차입금은 2019년 2571억원, 2020년 3049억원, 2021년 4257억원, 2022년 484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CJ라이브시티가 CJ ENM측으로부터 빌린 차입금만 349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은 46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CJ라이브시티는 2월 35억원, 5월 599억원을 CJ ENM측으로부터 빌려왔다. 차입 기간은 약 1년으로 내년 2월과 5월 상환이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 하는 단기 차입금에는 외화차입금 253억원, 사채 380억원, KEB하나 글로벌 사모사채 304억원, 기업어음 95억원 등이 남아 있다. 
 
향후에도 CJ ENM의 라이브시티 관련 자본적지출(CAPEX) 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지난해 4월 CJ ENM 스튜디오스 설립 이후 미디어 부문 사업기반 강화를 위한 지분 투자도 지속되고 있어 이에 따른 비경상적인 자금소요 가능성이 존재해 자금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나연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라이브시티 관련 신규 투자 등 자금부담이 존재하는 가운데 최근 금융시장 경색으로 외부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이 확대됐다"라면서도 "다만 CJ ENM의 보유 자산을 활용한 대체 자금 조달능력, 안정적인 영업현금 창출력 등을 감안할 때 단기 자금소요에 원활한 대응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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