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노트
항공 우주의 '과거-현재-미래' 한 눈에···ADEX 'KAI' 전시장 가보니
내년 양산 목표인 KF-21 선보여···사람 의존도 최소화한 항공기
신개념 AAV 제시···급성장 전망되는 UAM 시장 겨냥까지
공개 2023-10-20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이곳에서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최대 항공방산전시회인 ADEX(서울국제항공방산전시회)에 참가한 KAI 관계자가 전시관을 안내하며 가장 먼저 한 설명이다. 설명대로 이곳에서 한국 항공우주 기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KAI의 사업 구조별로 볼 수 있었다. 또한 AAV(미래형 항공기) 등 기존 항공기 개념과 전혀 다른 신개념 기체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ADEX에 마련된 KAI 전시관(사진=정준우 기자)
 
'무인기 비중 확대+다용도' 미래 항공기 방향성 가늠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KAI의 항공기 개발 역사를 사업 구조별로 볼 수 있다. KAI의 사업구조는 크게 고정익(전투기), 회전익(헬리콥터), 항공기 구조물, UAV(무인기), 인공위성 및 우주발사체, 항공기 유지보수로 나눌 수 있다. KAI는 전시장 입구에 국산 1호 항공기인 부활호 모형을 전시했다. 부활호는 1953년 처음 개발된 항공기로 올해로 첫 비행에 성공한지 70주년을 맞이했다.
 
KAI 관계자는 “부활호가 있었기에 지금의 항공우주기술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부활호의 성공적 비행을 바탕으로 KT-1, T-50, 수리온, KF-21 등 한국을 대표하는 고정익과 회전익 항공기들이 개발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 양산 예정인 KF-21 모형(사진=정준우 기자)
 
고정익 전시관에는 KF-21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래형 전투를 지향하는 KF-21은 유무인 복합 전투기로 개발된다. 기존 전투기 편대에는 각 전투기별로 사람이 탑승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유인기 1대가 무인기들을 거느리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전투기에 타지 않아도 된다. 유인 전투기에서 무인기 편대를 조종하는 식이다.
 
KAI에 따르면 KF-21의 대당 가격은 700억원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무기 등 소모품, 운용 교육, 관리 비용 등을 포함하면 대당 실제 판매 가격은 2배 이상 늘어난다. 국산 기술로 만들어지는 KF-21 전투기는 단군 이래 최대 무기개발 사업인 KFX 사업의 핵심이다. 2015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총 8조8천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KF-21 옆에는 육중한 대형 수송기 MC-X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MC-X는 KAI에서 개발 중인 대형 수송기로 수송 목적을 넘어 공중급유, 산불 진화 등 다양한 목적도 염두에 두고 개발될 전망이다. 또한 유무인 복합으로 개발되어 앞으로 무인기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목적 수송기로 개발 중인 MC-X (사진=정준우 기자)
 
'우주 산업의 축' 인공위성에···신개념 비행체 개념도까지
 
항공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공위성도 KAI의 주요 개발 과제 중 하나다. KAI는 다양한 공공위성 분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차세대 중형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KAI는 앞으로 중형위성 5개를 제작할 계획이다. KAI가 개발하는 인공위성들은 지구관측 용도로 사용될 계획이다.
 
인공위성 코너에는 SAR위성(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이 전시되어 있었다. SAR위성은 초소형 지상 관측 위성이다. KAI는 지난 5월 국방과학연구소와 670억원 규모의 SAR위성 개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인공위성 위에 펼쳐진 태양광 패널처럼 생긴 장치의 용도를 묻자 KAI 관계자는 “이 장비는 관측을 위한 전파를 모으는 장비”라고 설명했다. 위성에서 레이더를 지상으로 쏴서 반사되는 전파를 패널로 모아 지형을 파악하는 것이다. 초음파 카메라와 원리가 같다.
 
KAI가 개발중인 SAR위성 (사진=정준우 기자)
 
인공위성 옆에는 AAV가 전시되어 있었다. AAV(Advanced Air Vehicle)은 한 마디로 미래형 유무인기를 통칭한다. 지금의 항공기들은 이착륙을 위해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미래형 항공기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즉 활주로라는 거대한 공간이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금의 항공기와 가장 큰 차이점은 날개 양쪽에 달린 프로펠러다. 프로펠러 때문에 헬리콥터인지 비행기인지 모호한 외관이었다.
 
AAV 담당자는 “AAV는 지금의 항공기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개념의 비행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에 외관도 모호하다는 설명이다. 날개 양쪽에 달린 프로펠러가 비행시에는 전방을 향하고 이착륙시에는 땅을 향해 위치를 이동시켜 수직 이착륙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틸트로터(Tiltroter)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AAV 모형 (사진=정준우 기자)
 
AAV의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 지금은 AAV에 대한 개념을 구체화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최소한 10년은 걸릴 것이란게 KAI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지금 보이는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AV는 최근 자주 언급되는 UAM(도심형 항공 이동수단)과 유사하게 보였다. 하지만 AAV와 UAM은 다른 개념이라는 KAI의 설명도 이어졌다. UAM은 항공 이동수단과 이착륙장 등 인프라를 포함하는 개념이라면 AAV는 순수하게 기체에 한정된 개념이다. KAI는 항공우주에 특화된 기업이기 때문에 기체 개발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세계 UAM 시장은 2023년 기준 61억달러지만 2025년 109억달러, 2030년 615억달러로 큰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시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로 KAI도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ADEX에서는 항공우주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임과 동시에 적극적인 세일즈의 장도 펼쳐졌다. KAI는 18일 미국 록히드마틴-시코르스키사와 한국군 특수 작전용 대형기동헬기 사업 협력을 위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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