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의 대변신)①양극박에 빠진 동일알루미늄, 실적 드라이브
2200억원 들여 청주 전용 공장 투자…전방위적 수요 증가 대비
양극박 연간 생산 능력 4만톤 전망…글로벌 수요 8% 담당 가능
공개 2023-09-21 06:00:00
2차전지 산업이 성장하면서 2차전지의 필수소재인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과거 국내 알루미늄 회사들은 건축용 자재, 전자제품 부품, 식품 포장재 등을 생산하며 사업을 영위해 왔지만, 2020년대 들어 2차전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 이후 알루미늄 양극박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으려는 움직임을 활발히 보이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알루미늄 양극박 공급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회사들의 양극박 사업 투자 현황 및 효과를 검토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동일알루미늄이 청주에 신규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공장을 착공해 2차전지 알루미늄 양극박 매출 비중 확대로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향후 동일알루미늄은 청주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전세계 양극박 수요의 8%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과정(사진=동일알루미늄)
 
높은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에 대응…새 공장 건설
 
동일알루미늄은 올해 3월 2200억원을 투자해 청주에 신규 알루미늄 양극박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해당 공장은 2026년부터 가동을 시작하며 알루미늄 양극박 제품 생산 전용 공장으로 운영된다. 공장 신설의 배경은 2차전지용 알루미늄박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해당 공장에는 2차전지 양극박을 생산하는 알루미늄 압연기 3대가 들어간다. 동일알루미늄은 지난 3월 독일 아켄바흐사의 압연기 3대를 계약했다. 동일알루미늄에 따르면, 3대의 압연기를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양극박 생산량은 2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일알루미늄이 현재 가동중인 압연기는 총 5대로 연간 생산 능력은 3만톤이다. 여기서는 양극박뿐 아니라 포장재, 공조용 알루미늄 박 등이 함께 생산된다.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량은 2만톤이다. 청주 공장 투자가 마무리되면 양극박 생산량이 2배로 늘어난다.
 
동일알루미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 알루미늄 박 전체 매출액 2464억원 중 양극박 매출액은 140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했다. 여기에 양극박 생산량이 2만톤 늘어나면 현재보다 2500억원 이상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내수와 수출 가격의 평균을 연간 생산량에 곱한 수치다. 통상 업계에서는 압연기 1대에서 600억~8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고 간주하는데 이와 유사한 수치다.
 
동일알루미늄의 투자는 향후 알루미늄 양극박 시장의 성장에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알루미늄 양극박은 2차전지에 필수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향후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아울러 기존 전해질 배터리뿐 아니라 현재 개발 중인 나트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에도 들어갈 수 있어 확장성도 높다. 향후 어떤 종류의 2차전지가 등장해도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알루미늄 양극박 시장은 지난 2020년 9만2천톤에서 연평균 38.9%씩 성장하며 오는 2025년 47만5천톤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에 근거한 예상이다.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전세계에서 알루미늄박을 생산하는 주요 제조사는 7곳에 불과해 양극박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DI동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톤당 5천달러 수준이었던 국내 알루미늄 양극박 수출 가격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1톤당 6500달러를 넘었다. 관세청의 연간 통계에 따르면 알루미늄 양극박 수출액도 2020년 3억9100만달러에서 지난해 6억1800만달러로 58% 증가했다.
 
향후 4만톤 수준 생산 전망…배터리사, 국산 양극박 사용 비중 늘 듯
 
동일알루미늄은 청주 공장을 통해 국내 최대 생산 능력을 보유한 양극박 제조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청주공장 가동 시 동일알루미늄의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량은 4만톤으로 예상된다. 연간 4만톤은 2025년 전세계 양극박 예측 수요의 8.5%에 달한다.
 
알루미늄 업계에 따르면 9월 현재 공개된 국내 알루미늄 양극재 제조사들의 증설 계획을 포함한 양극박 생산 능력은 롯데알미늄이 6만5천톤, 삼아알미늄(006110)이 4만톤이다. 현재 삼아알미늄의 생산능력은 2만톤, 롯데알미늄은 2만9천톤 수준이다. 삼아알미늄은 오는 10월 1만2천톤의 양극박 생산 설비 투자를 마무리하고 롯데알미늄은 롯데케미칼과 합작으로 미국에 연간 생산량 3만6천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증산이 마무리되면 알루미늄 양극재의 국산화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알루미늄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배터리3사(삼성SDI(006400),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온)은 전체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의 40%를 국산 양극박으로 충당하고 있다. 나머지는 중국 등 수입산 양극박으로 충당하고 있다. 중국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량은 현재 13만톤 수준으로 중국 내수 판매와 수출을 병행하고 있다.
 
 
양극박 사업이 성장하면서 동일알루미늄의 매출이 DI동일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일알루미늄은 108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DI동일 연결 기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3%를 기록했다. 
 
동일알루미늄은 2020년 이후 연평균 1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DI동일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20년 23.5%였던 매출 비중은 2021년 24.8%, 지난해 28.4%까지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는 잠깐 주춤했지만 2020년 이래로 지속적으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박찬규 동일알루미늄 대표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 "향후 청주 공장 증설이 완성되면 양극박 생산량이 연간 4만톤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